중국 휩쓴 ‘오픈클로’ AI 열풍, 기회 잡은 이들이 돈을 벌고 있다

중국에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오픈클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설치 지원 서비스와 전용 하드웨어 판매 등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기술 지식을 갖춘 초기 사용자들은 일반 이용자의 설치와 설정을 도와주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펑칭양(Feng Qingyang, 27세) 씨는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그는 언젠가 회사를 창업하고 싶다는 꿈을 늘 품고 있었다. 다만 그 기회가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빠르게 찾아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펑 엔지니어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오픈클로(OpenClaw)를 접했다. 오픈클로는 사용자의 기기를 대신 조작해 여러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로, 최근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도구다. 그는 곧 오픈클로에 매료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술 지식이 부족한 다른 IT 종사자들이 오픈클로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는 오픈클로 설치를 돕는 작업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펑 엔지니어는 1월 말 중국의 중고 거래 플랫폼 시엔위(Xianyu)에 ‘오픈클로 설치 지원 서비스’를 홍보하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게시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적었다. ‘코딩이나 복잡한 용어를 몰라도 된다. 완전 원격 지원 가능.’ ‘누구나 30분 안에 AI 비서를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시기 중국의 일반 사용자들도 점차 오픈클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는 기술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틈새 기술이었던 오픈클로는 점차 대중적인 열풍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펑 엔지니어에게는 곧 요청이 쏟아졌다. 그는 고객과 채팅하고 주문을 관리하느라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다. 결국 2월 말 그는 직장을 그만뒀다.

펑 엔지니어의 부업으로 시작했던 ‘오픈클로 설치 지원 서비스’는 이제 직원 100명이 넘는 정식 사업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약 7,000건의 주문을 처리했으며, 주문당 가격은 약 248위안(약 5만 원)이다.

펑 엔지니어는 “기회는 언제나 순식간에 지나간다”며 “프로그래머인 우리는 변화의 바람을 가장 먼저 느낀다”고 말했다.

펑 엔지니어 외에도 기술에 밝은 많은 초기 사용자들이 중국에서 일고 있는 ‘오픈클로 열풍’을 돈벌이 기회로 바꾸고 있다. 기술적 배경이 거의 없는 사용자들까지 오픈클로를 사용하려 하면서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미리 설정된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소규모 신흥 산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즉흥적으로 등장한 기술 전문가와 컨설턴트들이 급증하는 현상은 보안 위험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중이 최첨단 AI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준다.

‘랍스터’ 열풍, 중국 곳곳에 번지는 오픈클로 붐

“랍스터 키워봤어?”

중국 선전에 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셰만루이(Xie Manrui, 36) 씨는 지난 한 달간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들었다. 여기서 ‘랍스터’는 중국 사용자들이 오픈클로에 붙인 별명으로, 오픈클로의 로고에서 따온 표현이다.

셰 엔지니어 역시 펑 엔지니어와 마찬가지로 올해 1월부터 오픈클로를 이리저리 실험해 왔다. 그는 오픈클로 생태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오픈소스 도구도 만들었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의 작업 진행 상황을 애니메이션 형태의 작은 데스크톱 작업자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나 사용자가 음성으로 AI와 대화할 수 있게 하는 기능 등이다.

셰 엔지니어는 “‘랍스터 키우기’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며 “변호사나 의사처럼 기술적 배경이 거의 없는 사람도 많은데, 모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매우 열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중국에서는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랍스터’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중국의 기업가이자 기술 인플루언서인 푸성(Fu Sheng)이 오픈클로의 기능을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는데, 해당 방송은 2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셰 엔지니어는 선전에서 열린 오픈클로 관련 행사 세 곳에 참석했는데, 각 행사에는 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런 행사들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공식 모임으로, 고급 사용자(파워 유저)와 인플루언서, 때로는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이 연사로 참여한다.

셰 엔지니어가 참석한 가장 큰 행사는 3월 7일 열렸고 해당 행사에는 1,000여 명이 몰렸다. 그는 “행사장이 매우 붐벼서 많은 참석자들이 자리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제 중국의 대형 AI 기업들도 이 흐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사의 AI 모델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클라우드 서비스 등 오픈클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홍보하는 동시에, 오픈클로와 유사한 자체 AI 에이전트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이달 초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오픈클로 무료 설치 지원 행사를 열었는데, 노년층과 아동을 포함해 도움을 받으려는 다양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이처럼 오픈클로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지방 정부까지 발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3월 초 선전의 행정구인 룽강구 정부는 오픈클로 관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에는 무료 컴퓨팅 크레딧 제공과 우수 프로젝트에 대한 현금 보상 등이 포함됐다. 장쑤성의 산업 도시 ‘우시’ 등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헨리 리(Henry Li) 씨는 “77세인 아버지가 ‘랍스터’를 설치해 달라고 부탁하는 걸 보고 이게 정말 엄청난 유행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머들의 ‘골드러시’

첫 번째 사례에서 소개한 펑 엔지니어와 같은 기술 인력에게 지금이 특히 돈이 되는 이유는 오픈클로를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훨씬 적기 때문이다.

오픈클로를 설치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추지 못한 수준의 기술 지식이 필요하다. 명령어 기반 인터페이스인 터미널 창에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개발자 플랫폼을 다루는 작업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오래된 노트북이나 저가형 노트북은 오픈클로를 원활하게 실행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오픈클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와 별도의 기기에 설치하지 않거나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적절히 분리하지 않으면 사용자 프라이버시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데이터 유출이나 악의적인 공격의 가능성이 커진다.

온라인에서 ‘치 스푸(Qi Shifu)’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크리스 자오(Chris Zhao) 씨는 베이징에서 오픈클로 관련 소셜미디어 그룹과 오프라인 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그는 샤오홍슈와 지커 같은 플랫폼에서 AI 관련 의견을 공유하며, 관심 있는 사용자들에게 위챗 아이디를 남기면 반(半)비공개 단체 채팅방에 초대하겠다고 안내한다. 이 채팅방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단 하나다. 자신의 ‘랍스터’, 즉 오픈클로가 실제로 실행되고 있다는 화면 캡처를 제출하는 것이다. 자오는 “숙련된 사용자들이 모인 채팅방에서도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설정 문제가 여전히 가장 많이 논의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오픈클로 설치의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다는 점은 오히려 일종의 ‘배타적 분위기’를 조성했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와 징둥에서 ‘오픈클로’를 검색하면 수백 개의 상품이 나타난다. 대부분은 기술 지식이 없는 사용자를 위한 설치 가이드나 기술 지원 패키지이며 가격은 100~700위안(약 2만 2,000원~15만 원) 수준이다. 가격이 높은 서비스의 경우 직접 방문해 설치를 도와주는 옵션도 제공된다.

펑 엔지니어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기술 지식을 갖춘 초기 사용자들이며 부업으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이 몰리기도 한다. 선전의 셰 엔지니어는 친구의 부탁으로 주말에 설치 지원을 도운 적이 있다. 그의 친구는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고객 중 한 명이 전자상거래 업계 종사자였지만 기술 경험이 거의 없어 셰 엔지니어가 직접 방문해 설치를 완료해야 했다. 그날 오후 그는 600위안(약 13만 원)을 벌었다.

수요가 늘면서 펑 엔지니어와 같은 판매자들도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서비스를 세 단계 상품으로 표준화했다. 기본 설치 서비스, 사용자의 채팅 앱을 연결하는 등 특정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패키지, 그리고 기술을 익히는 동안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튜터링 서비스다.

중국에서는 오픈클로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판매하는 사업도 등장했다. 선전에서 리퍼비시 맥 컴퓨터를 판매하는 리궁(Li Gong) 씨는 이런 방식의 온라인 판매를 먼저 시작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오픈클로가 미리 설치된 맥 미니와 맥북을 판매하고 있다. 오픈클로는 하드디스크에 깊이 접근하고 백그라운드에서 지속적으로 실행되는 AI 에이전트이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은 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가 아닌 별도의 기기에 설치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렇게 하면 프로그램이 공격을 받더라도 개인 정보 전체가 노출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중고나 리퍼비시 제품을 선택한다. 실제로 리 판매자는 “최근 2주 동안 주문이 8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기술사를 연구하는 톈위 팡(Tianyu Fang) 박사과정 연구자는 중국 사용자들에게는 이러한 모든 현상이 낯선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 그는 “중국 사용자들은 어도비 소프트웨어 설치부터 전자책 단말기 킨들의 ‘탈옥’까지 다양한 작업을 위해 일회성 IT 지원 서비스를 이미 이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열풍에 휩쓸린 것은 아니다. 중국 닝보에 사는 기술 종사자 장윈후이(Jiang Yunhui) 씨는 아직 실험 단계에 가까운 기술인 오픈클로가 프로그램 설치조차 어려워하는 일반 사용자에게 적절한 도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오픈클로를 둘러싼 열기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오픈클로는 아직 개념증명 단계에 가까운데 당장 평범한 사람의 삶을 바꿀 정도로 유용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픈클로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신규 사용자들이 아직 갖추지 못한 수준의 기술 이해와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는 그만의 생각이 아니다. 3월 10일 중국의 사이버 보안 대응 기관인 중국 국가인터넷응급센터(CNCERT)도 오픈클로와 관련된 보안 및 데이터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오픈클로가 사용자들의 데이터 유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오픈클로에 대한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 분위기다.

관련 사업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린 펑 엔지니어는 현재의 상승세와 자본을 활용해 AI 도구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오픈클로와 다른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1인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다”면서 “나 자신에게 1년의 시간을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The post 중국 휩쓴 ‘오픈클로’ AI 열풍, 기회 잡은 이들이 돈을 벌고 있다 appeared first on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nology Review Korea.


발행일: 2026년 03월 16일 21:00
원본 URL: https://www.technologyreview.kr/%ec%a4%91%ea%b5%ad-%ed%9c%a9%ec%93%b4-%ec%98%a4%ed%94%88%ed%81%b4%eb%a1%9c-ai-%ec%97%b4%ed%92%8d-%ea%b8%b0%ed%9a%8c-%ec%9e%a1%ec%9d%80-%ec%9d%b4%eb%93%a4%ec%9d%b4-%eb%8f%88%ec%9d%84/
수집일: 2026년 03월 16일 21:01
출처: https://www.technologyreview.kr/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