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힌 탄소 제거 산업, 전망과 위험은?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기업들이 현재까지 실제로 제거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미국이 몇 시간 만에 배출하는 양에 불과하다. 탄소 제거 분야의 규모를 제대로 확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2020년대 초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무명의 기후 기술 스타트업은 자연을 활용해 기후변화에 맞서겠다는 계획을 내세워 5,000만 달러(약 720억 원)가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초기 고객사 중 한 곳의 설명에 따르면 러닝타이드(Running Tide)라는 이 회사는 올해까지 해저에 해조류를 가라앉혀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닝타이드는 지난해 6월 사업을 중단했다. 이는 탄소 제거 분야에서 현재까지 발생한 가장 큰 실패 사례로 기록됐다.
러닝타이드의 몰락은 지난 몇 년간 수백 개의 스타트업이 생겨난 탄소 제거 분야에서 문제가 커지고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음을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였다. 최근 몇 달간 다른 탄소 제거 기업들도 문을 닫거나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벤처 투자도 위축됐다. 업계 전체의 성과를 더해봐도 ‘10억 톤’이라는 목표치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탄소 제거 산업에 대한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공익 기업 CDR.fyi의 로베르트 회글룬드(Robert Höglund) 공동 설립자는 “탄소 제거 산업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시기는 끝났고 이제는 사업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회글룬드 공동 설립자는 “기대치의 정점은 이미 지났다”며 “이제 많은 기업이 문을 닫을 수 있고 이는 어떤 산업에서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탄소 제거 산업이 고통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정리’ 단계를 지나고 있다면, 과연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탄소 제거 분야의 특이한 점은 사업 제안으로서 타당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탄소 제거는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공동체적 이익을 위한 ‘대기 정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은 개인이나 조직이 반드시 필요로 하거나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생산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여러 기업이 ‘탄소 제거 업체가 대기 중에서 제거할 예정인 이산화탄소’를 톤 단위로 구매하기로 자발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발적 움직임의 동기가 기후에 대한 진심 어린 우려였든, 아니면 투자자나 직원, 고객의 압박이었든 간에, 기업의 선행만으로는 어떤 산업이든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탄소 제거 산업의 미래가 정부 정책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정부가 탄소 제거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거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이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방법을 도입하면 탄소 제거 산업의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제거 및 재사용을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 카본180(Carbon180)의 에린 번스(Erin Burns) 전무 이사는 “민간 부문의 구매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며 “정부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탄소 제거 분야는 2020년 대 초반에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당시 기후 연구 결과들은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대기 중에 존재하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점점 더 심각한 목소리로 경고하고 있었다.
특히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2022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려면 각국이 2050년까지 매년 최대 1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지속적으로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여러 스타트업이 등장해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해조류를 바다에 가라앉히거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시설을 건설하는 등의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했다.
이들은 곧 고객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프, 구글, 쇼피파이,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이 탄소 제거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동시에 자사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톤 단위의 탄소 제거 크레딧을 선구매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기업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벤처 투자 또한 탄소 제거 분야에 몰려들어 2023년에 거의 10억 달러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초기부터 탄소 제거 기업들은 기존 탄소 상쇄 프로젝트와의 뚜렷한 차이점을 내세우려 했다. 이들은 연구 결과 기존 탄소 상쇄 프로젝트들은 기후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과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속적인’ 탄소 제거는 온실가스를 수십 년에서 수백 년간 격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 차이도 매우 컸다. 숲을 보전하거나 나무를 심겠다는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 크레딧을 구매할 때는 비용이 톤당 몇 달러 수준이지만, 탄소 제거 프로젝트를 통한 크레딧은 접근 방식에 따라 톤당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가격 또한 문제를 초래한다. 가령 매년 1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톤당 300달러의 비용으로 제거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3조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운반하고, 지하에 묻는 데 필요한 공장, 파이프라인, 주입정 등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
시장 현황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탄소 크레딧을 구매하며 기후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탄소 제거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2분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구매 덕에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수요 증가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고 우려한다. 현재 성장세로는 이미 설립된 수많은 스타트업이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2050년까지 탄소 제거 분야를 필요한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CDR.fyi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생겨난 수백 개의 기업들은 지금까지 대기 중에서 제거하게 될 이산화탄소 약 3,800만 톤에 대한 탄소 제거 크레딧을 판매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3,800만 톤은 미국이 에너지 관련 활동을 통해 약 3일 동안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현재까지 실제 탄소 제거량은 약 94만 톤에 그친다. 미국에서 그 정도 양을 배출하는 데는 2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모든 거래가 공개되거나 CDR.fyi에 보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조금 더 높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전체 구매의 대부분을 소수의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탄소 제거 시장의 건전성과 방향이 그 소수 대기업의 의사와 재정 상태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CDR.fyi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모든 탄소 제거 크레딧 구매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것은 구글, 메타, 스트라이프, 쇼피파이 등이 참여한 프런티어(Frontier) 펀드로, 1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정했다.
CDR.fyi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프런티어 펀드를 제외할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계약된 탄소 제거 크레딧은 1,600만 톤에서 고작 120만 톤으로 줄어든다.
문제의 징후
한편, 탄소 제거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도 식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2025년 2분기까지 최근 12개월간 탄소 제거 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 감소했다. 이렇게 자금이 줄어들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점점 버티기 어려워진다.
이미 문을 닫은 기업에는 탄소 제거 거래 플랫폼 노리(Nori),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 이하 ‘DAC’) 기업 노야(Noya), 그리고 산업 부산물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려 했던 알칼리 어스(Alkali Earth) 등이 있다.
다른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초로 DAC 공장을 건설한 기업 중 하나인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10%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클라임웍스가 미국 내 대규모 시설 개발을 위해 추진하던 협력 계획들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부의 지역 직접공기포집 허브(Regional Direct Air Capture Hubs) 프로그램을 통해 2023년에 승인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 집행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미국 정부가 이 보조금을 전면 취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나아가 미국 내 다른 탄소 제거 및 기후 기술 프로젝트를 위해 이미 승인된 수백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까지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클라임웍스의 크리스토프 게발트(Christoph Gebald) 공동 CEO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보낸 이전 성명에서 “시장에 여러 소문이 돌고 있고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세계가 기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DAC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가톤 규모의 탄소 제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DAC 프로젝트를 통한 탄소 제거 크레딧 구매는 거의 16% 감소했으며, 현재까지 전체 탄소 제거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에 불과하다. 구매자들은 더 빠르고 저렴하게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고 약속하는 다른 방식들로 점점 더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방식에는 바이오차(biochar) 매립이나 바이오에너지 시설에 탄소포집 장비를 설치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BECCS라고 알려진 이러한 탄소 제거 방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CDR.fyi는 최근 DAC 산업의 상황을 암울하게 묘사한 바 있다. 그 묘사는 다음과 같다. “DAC 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제 ‘허니문’은 끝났다. 투자와 매출은 감소하고 있고 거의 모든 기업에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CDR.fyi는 이어서 “대부분의 DAC 기업은 결국 문을 닫거나 인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은?
결국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정부가 자원과 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한, 탄소 제거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직접 탄소 제거 크레딧을 구매하거나, 해당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탄소 제거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기업들에 탄소 제거 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이 실제로 확대될 조짐도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 이후 EU 배출권 거래제(EU ETS)에 ‘국내 탄소 제거’를 포함하는 방안을 최근 제안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배출권 거래 프로그램에 탄소 제거 산업을 통합하는 조치다. EU 배출권 거래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출 한도를 줄이고 탄소 가격을 올려서 회원국의 발전소와 온실가스 배출 기업들이 점차 배출량을 줄이거나 비용을 더 지불하도록 강제한다.
탄소 제거 크레딧을 EU 배출권 거래제에 포함시키면 유럽 기업들이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DAC나 바이오에너지 설비에 비용을 지불하여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엔 산하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 산업의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제도에 탄소 제거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징후도 있다. 해당 방법에는 항공사가 탄소 제거 크레딧을 구매해 기존의 항공유 사용을 상쇄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DAC로 확보한 이산화탄소를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에 사용하게 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한편 캐나다는 탄소 제거에 1,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약속했으며, 자국의 탄소 상쇄 프로그램에 DAC를 포함하는 관련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국의 탄소 배출권 거래제에 다양한 형태의 탄소 제거 방식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탄소포집 프로젝트 지원금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발전소, 에탄올 정제소, DAC 시설 등에서 배출되거나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저장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45Q 세액공제(45Q tax credit)라는 이 제도는 1톤당 최대 180달러의 혜택을 제공하며, 2025년 예산 조정안에서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기후 기술 관련 정부 지원책 중 하나다. 실제로 이산화탄소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사업에 대한 보조금은 오히려 늘어났다.
미국의 현재 정치 분위기 속에서도 카본 180의 번스 전무 이사는 지역이나 연방 차원에서 특정 형태의 탄소 제거 방식을 지원하는 정책이 계속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기후적 이점뿐 아니라 지역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번스 전무 이사는 “탄소 제거 정책은 단순한 세금 혜택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설계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적 상황은 지역별 특성과 다양한 탄소 제거 방식을 반영한 정책들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지를 모색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위험
그러나 탄소 제거 산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국가가 늘어난다고 해도, 탄소 제거 분야가 ‘탄소 상쇄’ 시장의 대안이 되지 못한 채 같은 문제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여러 상황이 탄소 제거 산업을 그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탄소 제거 기업들은 약속한 탄소 제거량을 실제로 달성해야 한다는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기업 구매자들은 자사의 기후 목표를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달성할 방법을 찾고 있다. 또한 탄소 제거 프로젝트의 기준을 정하고 인증을 부여하는 기관들은 탄소 제거 크레딧 구매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구조에 놓여 있기 때문에 명백한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탄소 상쇄 프로젝트를 승인해온 탄소 등록기관들은 이제 다양한 형태의 탄소 제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베라(Verra)와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 등 새로운 표준을 마련하거나 크레딧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환경보호청(EPA)의 선임 자문관이었던 신시아 자일스(Cynthia Giles)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캐리 콜리아니즈(Cary Coglianese) 법학 교수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최근 사설에서 “프로젝트에서 주장하는 탄소 절감량이 실제로 제거되거나 감축되거나 회피된 탄소의 양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보증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여러 분야의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감사를 받는 조직이 직접 선정하고 비용을 지급하는 감사 기관들은 해당 조직의 이해관계에 유리한 결과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카본180의 노아 맥퀸(Noah McQueen) 과학 및 혁신 책임자는 탄소 제거 업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신뢰성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링크드인에 “성장은 중요하지만 진정성 없는 성장은 성장이 아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맥퀸 책임자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탄소 제거 프로젝트가 약속한 기후 효과를 실제로 달성하도록 보장하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업계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지역사회에서 지지를 확보해야 하며 발전소나 중공업이 저소득층 지역사회의 환경과 건강에 초래했던 피해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에서 해양 기반의 탄소 제거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데이비드 호(David Ho) 교수는 정부가 단순히 보조금만 지급하는 수준을 넘어 탄소 제거 산업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 교수는 “환경과 사회에 최소한의 피해만 주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대규모의 국제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연구를 ‘핵폭탄 부분을 제외한 맨해튼 계획’에 비유했다.
호 교수는 “탄소 제거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며 “그래야 모든 방법을 시도해보고, 효과가 있는 방법과 효과가 없는 방법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으며, 벤처캐피털의 눈치를 보거나 지식재산(IP)을 개발해 화석연료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호 교수는 또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온 부유한 국가들이 수십억 톤의 온실가스를 제거하기 위한 탄소포집 및 저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더운 나라들은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일조했는데도 폭염, 가뭄, 기근, 해수면 상승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호 교수는 “탄소 제거는 우리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에 떠넘길 탄소라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될 이들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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