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 석유 대기업과 10억 달러 규모 계약 체결

이탈리아의 석유 대기업 에니가 미국의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에니는 커먼웰스가 계획 중인 첫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의 두 번째 주요 고객사가 됐다.

세계 최대 석유 기업 중 하나인 에니(Eni)가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 이하 ‘커먼웰스’)가 건설 예정인 발전소에서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상당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커먼웰스를 비롯한 핵융합 기업들은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시도하며 엄청난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으며 에니와의 이번 계약도 그런 막대한 투자 사례 중 하나에 해당한다.

이번 계약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커먼웰스의 밥 뭄가드(Bob Mumgaard) 공동 설립자 겸 CEO는 “이번 계약은 에너지 시장에 대해 잘 알고 대량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핵융합 에너지를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계약을 체결하고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에니는 이번 계약에 따라 미국 버지니아주에 건설 예정인 커먼웰스의 첫 번째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에서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해당 시설은 아직 기획 단계에 있지만, 2030년대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기 몇 주 전 커먼웰스는 8억 6,3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발표한 바 있다. 이로써 커먼웰스가 현재까지 확보한 총 투자금은 거의 30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초에는 구글이 버지니아주에 건설될 발전소에서 전력을 구매할 첫 번째 고객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MIT의 플라스마 과학 및 핵융합 센터(Plasma Science and Fusion Center)에서 분사한 커먼웰스는 핵융합 에너지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커먼웰스에 대한 투자는 민간 핵융합 기업에 대한 전 세계 투자 총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MIT 소유이지만, 보도 주제 선정이나 기사 편집은 MIT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

에니는 2018년부터 커먼웰스에 투자해왔으며 최근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에니의 사업은 대부분 석유와 가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최근 몇 년간 바이오연료 및 재생에너지 기술 등에도 투자해왔다.

이와 관련해 에니의 로렌초 피오릴로(Lorenzo Fiorillo) 기술, 연구개발, 디지털 부문 책임자는 “우리 같은 기업은 가만히 앉아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궁금한 점은 에니가 커먼웰스와의 계약을 통해 확보하는 전력을 정확히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이다. 기자회견에서 피오릴로 책임자는 이에 관한 질문에 에니가 보유한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를 언급하며, “핵융합 발전으로 확보한 전력도 미국과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우리가 진행 중인 사업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에니는 재생에너지 및 화석연료 발전소 등 자사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한다.)

커먼웰스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tokamak) 핵융합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플라스마 내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수소 원자를 결합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커먼웰스의 첫 시범 원자로인 스파크(Sparc)는 65% 이상 완성됐으며, 연구팀은 부품 테스트와 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스턴 외곽에 위치한 이 원자로로 향후 2년 내 플라스마 생성 후,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할 계획이다.

아직 스파크도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커먼웰스는 첫 번째 상업용 발전소인 아크(Arc) 발전소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뭄가드 CEO는 이 시설이 2027년 또는 2028년에 착공되어 2030년대 초반에 전력망용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먼웰스는 이미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했지만, 지난 8월 회사의 최근 투자 라운드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뭄가드 CEO는 아크 발전소 건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발전소 건설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에니와의 계약은 커먼웰스가 아크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추가 자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폴 윌슨(Paul Wilson) 원자력공학 및 공학물리학과 학과장은 “이러한 계약은 더 많은 투자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에는 최소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와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 분야에 자금을 쏟아부으며 발전소가 가동되면 전력을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또 다른 선도적 핵융합 스타트업인 헬리온(Helion)은 2028년 첫 원자로를 가동해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일부 전문가들이 회의론을 제기할 정도로 공격적인 일정이다.) 해당 시설의 최대 발전 용량은 50MW(메가와트)이며,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이 시설에서 생산하는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수십억 달러가 핵융합 산업에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현재까지 핵융합로가 가동에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한 곳은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산하 국립점화시설(National Ignition Facility)뿐이다. 아직 민간 기업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에드 모스(Ed Morse) 원자력공학 교수는 “현재 많은 자본이 이러한 스타트업에 유입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물리학적으로 진정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검증된 과학 논문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커먼웰스 등 핵융합 기업들이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 자체를 낙관적 전망의 근거로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비영리단체 클린에어 태스크포스(Clean Air Task Force)의 세일라 곤잘레스 데 비센테(Sehila Gonzalez de Vicente) 핵융합 에너지 글로벌 책임자는 “핵융합이 실험실을 벗어나 본격적인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 분야 전체가 진정한 에너지원으로 인식되는 데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The post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 석유 대기업과 10억 달러 규모 계약 체결 appeared first on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nology Review Korea.


발행일: 2025년 09월 24일 21:00
원본 URL: https://www.technologyreview.kr/%ec%bb%a4%eb%a8%bc%ec%9b%b0%ec%8a%a4%ed%93%a8%ec%a0%84%ec%8b%9c%ec%8a%a4%ed%85%9c%ec%a6%88-%ec%84%9d%ec%9c%a0-%eb%8c%80%ea%b8%b0%ec%97%85%ea%b3%bc-10%ec%96%b5-%eb%8b%ac%eb%9f%ac-%ea%b7%9c%eb%aa%a8/
수집일: 2025년 09월 24일 21:01
출처: https://www.technologyreview.kr/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