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서 대형언어모델을 실행하는 방법

안전하고 편안한 개인 컴퓨터에서 유용한 모델을 실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언어모델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이먼 윌리슨(Simon Willison)에게는 세계 종말을 대비한 계획이 있다. 바로 USB 메모리다. 윌리슨은 이 USB 메모리에 가장 좋아하는 대형언어모델(LLM) 몇 개를 저장해 놓았다. 개발자들이 공개적으로 공유한 이 모델들은 사용자가 로컬 하드웨어에 다운로드하여 실행할 수 있다. 인류 문명이 붕괴한다면, 윌리슨은 이 모델들의 수십억 파라미터에 저장된 모든 지식을 활용해 도움을 줄 계획이다. 그는 “LLM은 매우 압축되어 있는 이상한 위키피디아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 USB 메모리가 있으면 사회를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종말에 대비해 윌리슨이 개인 기기에서 홀로 LLM을 실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윌리슨 외에도 개인 기기, 즉 로컬 환경에서 실행하는 ‘로컬 LLM’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 로컬 LLM에 관한 레딧의 소모임(r/LocalLLaMA) 회원은 50만 명에 이른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 대형 LLM 기업들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 또는 단순히 새로운 실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기에서 실행하는 로컬 모델은 챗GPT를 비롯한 웹 기반의 모델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로컬 LLM은 원래 진입 장벽이 높았다. 초기에는 고가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투자하지 않으면 유용한 작업을 수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모델의 규모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는 데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는 노트북이나 심지어 스마트폰만 있어도 모델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윌리슨은 “몇 년 전만 해도 개인용 컴퓨터로는 좋은 모델을 실행할 수 없었고 모델을 실행하려면 5만 달러(약 7,000만 원)짜리 서버 랙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이제 상황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개인 기기에 LLM을 다운로드해야 할까?

로컬 모델을 사용하려면 챗GPT의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챗GPT와 같은 도구 사용에는 대가가 따른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싱크탱크 데모스(Demos)의 엘리자베스 시거(Elizabeth Seger) 디지털 정책 담당자는 이에 대해 “무언가가 무료라면 고객 자신이 상품이라는 말이 있다”며 기업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같은 데이터를 대가로 가져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료와 무료 요금제를 모두 제공하는 오픈AI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와의 대화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활용한다. 물론 자신의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이전에는 오픈AI 시스템에서 대화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오픈AI는 모든 사용자와 챗GPT의 대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사용자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도 유료 및 무료 사용자와 제미나이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활용한다. 데이터가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대화 기록이 자동 삭제되도록 설정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설정할 경우 이전 대화 기록을 볼 수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앤트로픽은 사용자 대화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지만, ‘신뢰 및 안전성 검토’를 위해 표시된 대화 데이터는 학습에 활용한다.

모델 학습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관련하여 위험성이 있다. 모델이 학습 데이터를 내부에 저장해 답변을 출력하는 방식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LLM과 사적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모델들이 해당 데이터로 학습할 경우 사용자의 생각보다 대화 유출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지아다 피스틸리(Giada Pistilli) 윤리학자는 “사용자의 개인적인 이야기 중 일부가 모델에 내재될 수 있다”며 “그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씩 쪼개진 형태로 전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깅페이스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LLM과 기타 AI 리소스의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 회사이다.

피스틸리는 온라인 챗봇 대신 로컬 모델을 선택하는 것에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피스틸리는 “기술은 권력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기술을 소유한 자는 권력도 소유한다”고 말했다. 로컬 모델을 사용하면 국가나 조직, 심지어 개인들도 소수의 기업에 AI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대형 AI 기업에서 벗어나면 LLM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LLM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계속 바뀌고 있다. 가령 지난 4월에는 챗GPT가 갑자기 이전보다 훨씬 더 사용자에게 아부하는 듯한 답변을 생성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그록(Grok)이 X에서 스스로를 ‘메카 히틀러(MechaHitler, 고전 게임에 등장한 로봇 히틀러의 이름)’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LLM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아무런 안내 없이 모델을 조금씩 조정한다. 이러한 조정으로 모델의 성능이 개선될 때도 있지만, 원치 않는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로컬 LLM은 모델마다 특이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일관성은 있다. 로컬 모델을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사용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용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는 모델은 AI 기업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소형 모델을 사용해 보는 것에도 장점이 있다. 소형 모델은 대형 모델의 심각한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형 모델은 클로드, GPT, 제미나이보다 더 자주, 더 명확하게 환각 현상을 일으킨다. 소형 모델의 환각 현상을 확인하면 대형 모델들이 언제, 어떤 식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윌리슨은 “로컬 모델을 실행해 보는 것은 언어모델을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매우 좋은 연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작하는 방법

로컬 LLM은 숙련된 개발자가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명령줄 인터페이스(command-line interface, 문자를 입력해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서 파일을 탐색하고 텍스트 명령어로 앱을 실행하는 데 익숙하다면, 올라마(Ollama)가 좋은 선택지이다. 올라마를 컴퓨터에 설치하면, 올라마에서 제공하는 수백 개의 모델 중 어떤 것이든 명령어 한 줄로 다운로드해서 실행할 수 있다.

코드처럼 보이는 것조차 건드리고 싶지 않다면 LM 스튜디오(LM Studio)를 선택할 수 있다. LM 스튜디오는 로컬 LLM을 실행하고자 할 때의 번거로움을 크게 줄여주는 사용자 친화적인 앱이다. 사용자는 LM 스튜디오 안에서 허깅페이스의 모델을 설명과 함께 탐색할 수 있다. 인기 있고 널리 사용되는 모델은 ‘스태프 추천(Staff Picks)’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고, 각각의 모델은 개인 기기의 빠른 GPU에서 실행될 수 있는지, GPU와 느린 속도의 CPU를 모두 사용해야 하는지, 개인용 기기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큰지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모델을 선택하면 다운로드해서 불러온 다음, LM 스튜디오의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해 상호작용을 시작할 수 있다.

다양한 모델을 만져 보면, 자신의 기기에서 어떤 모델이 원활하게 실행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윌리슨에 따르면 10억 파라미터 모델을 실행하려면 약 1GB의 램(RAM)이 필요하다고 한다. 필자가 확인해 보니 윌리슨의 추산치는 정확했다. 필자의 16GB 노트북에서는 다른 앱들을 거의 모두 종료한 상태에서 알리바바의 큐원3(Qwen3) 14B(140억 파라미터)를 실행할 수 있었다. 속도나 사용에 문제가 발생하면 더 작은 모델로 전환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큐원3 8B(80억 파라미터)에서도 괜찮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규모가 정말 작은 모델을 실행하고 싶다면, 심지어 스마트폰에서도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 필자의 낡은 아이폰12로는 LLM 팜(LLM Farm)이라는 앱을 통해 메타의 라마(Llama) 3.2 1B(10억 파라미터)를 실행할 수 있었다. 이 모델은 자꾸 이상한 답변을 생성하고 계속 환각 현상을 일으키는 등 그다지 좋은 모델은 아니지만, 이런 모델을 만져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수 있다. 필자는 이제 와이파이 없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퀴즈의 정답이 너무 궁금해질 경우에 (아마 답변이 거짓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알게 됐다.

필자가 노트북에서 실행해 본 일부 모델들은 꽤 성능이 좋아서 기사를 쓰는 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휴대폰에서 실행되는 모델들은 진지하게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만져 보는 게 재미있었다. 윌리슨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컬 모델에 관심이 없겠지만 그건 상관없다”며 “로컬 모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모델을 실행해 보는 것이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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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7월 24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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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5년 07월 24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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