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 외면하는 트럼프 행정부…친환경 시멘트 산업 지원금 대폭 삭감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 속에서 미국 에너지부는 친환경 시멘트 산업에 지급하기로 했던 약 2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전면 취소했다.

친환경 시멘트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종말에 이를 위기에 처했다.

6월 5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는 에너지와 산업 관련 24개 프로젝트에 대한 37억 달러(약 5조 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시멘트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13억 달러(약 1.8조 원) 정도의 지원금도 포함된다.

시멘트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는 심각한 기후 문제이다. 게다가 시멘트 산업은 전통적인 대형 기업들, 교체해야 하는 고가의 장비 및 인프라가 얽혀 있어서 청정화하기 어렵다. 이번에 취소된 연방 지원금은 상업화 직전에 있는 프로젝트들을 지원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이제 기업들은 이번 지원금 취소로 인해 발생한 매우 큰 규모의 공백을 메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삭감 대상 목록에 오른 첫 번째 기업은 서브라임 시스템즈(Sublime Systems)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기후 관련 뉴스레터를 계속 읽어온 구독자라면 아마 이 기업의 이름이 익숙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서브라임 시스템즈에 관한 심층 분석 기사를 작성했으며, 이 회사는 본지에서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기후테크 기업’ 목록에 2023년과 2024년 모두 포함된 바 있다.

서브라임 시스템즈가 채택한 접근 방식은 전기로 시멘트를 생산하는 것이다. 기존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는 일반적으로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고온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피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2024년 서브라임 시스템즈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홀리오크에 상업용 시범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에너지부에서 8,7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보조금은 해당 시설 건설 비용의 약 절반을 충당할 예정이었다. 시범 공장은 2026년 가동을 시작하여 연간 최대 3만 톤의 시멘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서브라임 시스템즈의 조 히컨(Joe Hicken) 사업 개발 및 정책 담당 전무는 “이번 발표에 대해 놀랐고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히컨 전무는 “고객들은 서브라임 시스템즈의 기술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한 계약에 대해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브라임 시스템즈에서 연간 최대 62만 2,500톤의 시멘트를 구매할 계획이다.

지원금 삭감 대상에 포함된 또 다른 익숙한 이름은 브림스톤(Brimstone)이다. 브림스톤은 상업용 시범 공장 건설에 1억 8,900만 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이 공장은 연간 10만 톤 이상의 시멘트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림스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해당 지원금 취소 결정이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에서는 건설이 예정된 시설이 시멘트뿐 아니라 알루미나도 생산해 미국 내 알루미늄 생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은 알루미늄을 ‘핵심 광물’로 분류한다. 이는 알루미늄을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광물로 간주한다는 의미이다.)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Heidelberg Materials)가 인디애나주에 건설할 시설에 대한 5억 달러의 지원금도 취소됐다. 이 시설은 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을 통합하여 공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정화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시설이 건설될 경우 미국에서 해당 기술을 시연하는 최초의 시멘트 공장이 될 예정이었다.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셔널 시멘트(National Cement)에서 추진하는 레벡 넷제로 프로젝트(Lebec Net-Zero Project)에 대한 5억 달러의 지원금도 취소됐다. 이 시설에서는 바이오매스와 같은 대체 연료를 사용하여 오염물질 사용량을 줄이고 공장에서 배출되는 나머지 온실가스를 포집하는 전략을 결합해 탄소중립 시멘트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내셔널 시멘트의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핵심 산업 부문을 위한 미국의 시멘트 자국 제조 역량을 확대하면서 신기술을 통합해 미국 시멘트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업들의 반응에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해당 보조금의 원래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었지만, 이 기업들은 자사 프로젝트가 그보다도 새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부합할 수 있다면서 ‘핵심 광물’, ‘미국 내 일자리’, ‘자국 공급망’과 같은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

서브라임 시스템즈의 히컨 전무는 “우리는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품의 외국 수입을 대체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원하는 바로 그 자국 생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언급한 에너지 자립과 미국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노력들조차도 말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은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연구 보조금을 삭감했고, 이러한 연구 보조금 삭감으로 인해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이 특히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위상을 높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원금 삭감은 연구진과 기업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이해하고 신기술을 개발하여 도입하는 중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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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6월 10일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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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5년 06월 11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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