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스타트업 ‘소나’

GPS 신호가 각종 전파 방해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소나 스페이스 시스템즈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위성항법 시스템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6월 말 무게 150킬로그램 규모의 소형 위성이 스페이스X의 트랜스포터 14(Transporter 14) 미션의 일환으로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이 위성은 지구 궤도에 안착한 뒤 미국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의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초정밀 위성항법 기술을 시험하게 된다.

이번에 발사되는 위성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소나 스페이스 시스템즈(Xona Space Systems, 이하 ‘소나’)가 개발 중인 차세대 위성군 ‘펄사(Pulsar)’의 첫 번째 모델이다. 소나는 향후 지구 저궤도에 총 258기의 위성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 위성들은 기존 GPS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지상에서 약 1만 2,000마일(1만 9,300km) 더 가까운 궤도를 돌며 훨씬 강력한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이로써 신호의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고 외부 간섭에도 더 강한 내성을 갖게 된다.

타일러 리드(Tyler Reid) 소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구와의 거리가 짧아지는 만큼 우리가 송신하는 신호는 GPS보다 약 100배 더 강력해진다”며 “이에 따라 전파방해 장치가 미치는 범위는 대폭 줄어들고 여러 벽을 통과해 실내 깊숙한 곳까지도 신호가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1세기의 위성항법 시스템

GPS 시스템은 1993년 처음 가동된 이후 수십 년 동안 전 세계가 의존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위성에서 전송되는 정밀한 위치 측정, 항법, 시간 동기화(PNT) 신호는 단순히 스마트폰의 지도 앱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 신호는 해상 석유 시추장에서 드릴의 위치를 정밀하게 안내하고, 금융 거래에 타임스탬프를 부여하며, 전 세계 전력망을 동기화하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이렇게 필수적인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GPS 신호는 우주 기상, 5G 기지국, 수십 달러짜리 휴대용 전파 방해 장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쉽게 교란되거나 차단될 수 있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논의되어 왔지만, 최근 3년 사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드론 전쟁이 격화되면서, 드론의 항법에 필요한 GPS 신호를 방해하는 재밍(jamming)이나 가짜 위치 데이터를 생성하는 스푸핑(spoofing)을 통해 공격을 무력화하는 기술 개발 경쟁이 촉발된 것이다.

GPS가 가진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바로 ‘거리’다. 현재 GPS 위성군은 24기의 운영 위성과 소수의 예비 위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상에서 약 1만 2,550마일(2만 200km) 떨어진 중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이처럼 먼 거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는 지상 수신기에 도달할 무렵이면 매우 약해져 전파 방해에 쉽게 노출된다.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등 다른 위성항법 시스템들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어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2019년 타일러 리드와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매닝(Brian Manning)이 소나를 설립했을 당시, 이들의 목표는 재밍이나 스푸핑 같은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었다.

assembled GPS unit on a wheeled stand in a clean room
소나스페이스시스템즈의 펄사-0 위성은 올해 6월 발사될 예정이다. (사진: 에어로스페이스랩)

당시만 해도 우버(Uber)와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차 수십 대가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사물을 식별하는 장치인 라이다(lidar)와 고해상도 카메라 등 고가의 센서 장비를 탑재한 채 미국 고속도로 곳곳을 주행하고 있었다. 소나의 엔지니어들은 보다 정밀한 위성항법 시스템이 이런 센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대중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리드는 “언젠가는 차량끼리 실시간으로 위치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GPS만으로는 자율주행차가 차선을 따라 정밀하게 주행하거나 도로 위 다른 물체를 정확히 피하는 데 필요한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특히 건물이 밀집한 도심 환경에서는 GPS 신호가 벽에 반사되면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

리드는 “GPS의 가장 큰 강점은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하게 작동하는 범용 시스템이라는 점”이라며 “하지만 본래 군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다섯 개의 폭탄을 같은 지점에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의 정확도만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터 단위의 정확도로는 자동차가 사람들과 물리적 공간을 안전하게 공유하며 주행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리드와 매닝은 GPS가 수행해 온 역할을 더 높은 정확도와 신뢰도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우주 기반의 PNT 시스템’ 구상에 착수했다. 목표는 오차범위 3인치(10cm) 이하의 정밀도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를 실현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위성을 지구에 더 가깝게 배치하는 것이다. 위성이 지구 저궤도에 위치하면 신호가 지상 수신기까지 더 빠르게 도달해 지연으로 인한 오차가 줄어들고, 신호 자체도 훨씬 강해져 각종 외부 간섭에 더 잘 견딜 수 있다.

하지만 GPS가 처음 설계됐을 당시만 해도 이런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지구 전역을 안정적으로 커버하려면 수백 기의 위성이 필요하지만, 당시 우주 기술은 장비가 크고 무거운 데다 발사 비용도 높아 현실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0년 사이 전자기기의 소형화와 발사 비용 감소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리드는 “2019년 우리가 시작할 무렵, 지구 저궤도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되고 있었다”며 “스타링크(Starlink), 원웹(OneWeb) 같은 위성군이 속속 발사되는 것을 직접 지켜봤다”고 말했다.

과제의 시급성

소나가 출범한 이후 불과 몇 년 사이, GPS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기술을 찾는 일이 전략적 과제로 부상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GPS 재밍과 스푸핑 공격이 일상이 될 만큼 빈번해졌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정밀유도무기인 고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조차 사실상 ‘눈이 먼’ 상태에 놓여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징이 된 일인칭 시점 드론(first-person view drone)을 제작하던 업체들 역시, GPS 없이도 운용이 가능한 AI 기반 자율 항법 기술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는 곧 우크라이나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은 GPS 재밍과 스푸핑으로 인해 상업 항공편과 선박 운항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의 클레망스 푸아리에(Clémence Poirier) 우주안보 연구원은 “GPS 교란 문제는 전쟁 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본적인 재밍 장치는 매우 저렴하고 온라인에서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심지어 휴대전화 크기의 가장 단순한 장치만으로도 수백 미터 범위에서 GPS 신호를 교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년 한 트럭 운전기사가 상사에게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재밍 장치를 사용하다가,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 인근의 GPS 신호 전체를 마비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에는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서 24시간 동안 GPS가 먹통이 되면서 활주로 한 곳이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당시 신호 간섭의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같은 해 덴버 국제공항에서도 33시간에 걸쳐 GPS 신호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PNT 주도권 확보 경쟁

푸아리에는 “소나는 GPS에 의존하는 주요 인프라의 복원력을 높이고 GPS 재밍과 스푸핑 위협을 완화할 수 있는 유망한 해법을 제공하지만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접근 방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GPS의 필수성과 취약성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나선 것은 소나만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아넬로 포토닉스(Anello Photonics)와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어드밴스드 내비게이션(Advanced Navigation) 등은 지상 기반 솔루션을 실험 중이다. 이들은 고성능 군사용 장비를 넘어, 일반 차량이나 장비에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저렴한 관성항법장치(inertial navigation device)를 개발하고 있다. 관성항법은 항공기나 선박 등의 평형 상태 측정 장치인 자이로스코프(gyroscope)와 가속도계를 활용해 이동체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치를 추정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PNT 수신기에 통합하면 GPS 신호가 스푸핑될 경우 이를 감지해 방해받는 동안 자동으로 대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관성항법 자체는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최근 포토닉 기술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의 발전으로 본격적인 주류 기술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항공·방산 대기업 사프란(Safran)은 전 세계 인터넷 인프라의 중추를 이루는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PNT 데이터를 분산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그럼에도 우주 기반 시스템이 지닌 강점은 여전히 분명하다. GPS가 군사 기술에서 전 세계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언제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우주 시스템만의 특성 덕분이다.

소나는 우주 기반 PNT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전망이다. 미국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트러스트포인트(TrustPoint)는 자체적인 지구 저궤도 기반 PNT 위성군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신호를 PNT 서비스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소나는 시장 선점을 위해 자사의 신호를 GPS와 호환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GPS 수신기 제조사들이 기존 기술에 소나의 위성군을 손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체 위성군이 완전히 가동되는 시점은 이르면 2030년쯤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리드는 “위성 16기가 궤도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소나의 시스템이 기존 GPS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사되는 위성은 3년 전 기술의 핵심 원리를 시험했던 ‘휴긴(Huginn)’ 데모 미션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본격적인 시험 사례다. ‘펄사-0(Pulsar-0)’로 명명된 이 위성은 시스템이 재밍이나 스푸핑 공격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검증하는 데 활용된다.

소나는 내년에 위성 4기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전체 위성군의 대부분을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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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6월 11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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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5년 06월 11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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