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가 예고한 미래는 ‘일상에 스며든 AI’
최근 열린 구글 연례 콘퍼런스 ‘구글 I/O’는 ‘누가 가장 강력한 모델을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그 모델을 가지고 누가 가장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드느냐'로 AI 경쟁의 승부처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공지능(AI)의 미래가 궁금한 사람에게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Google I/O)’는 늘 주목해야 할 행사다. 5월 20~21일 열린 올해 행사도 수백만 달러가 투자된 마케팅 이벤트답게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했고, 차세대 제품을 소개하는 무대에선 눈길을 사로잡는 홍보 영상과 유명 인사들의 깜짝 등장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행사의 진정한 메시지는 따로 있다.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AI 기술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소비자용 제품과 유료 구독 서비스에 스며들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줬다는 점이다. ‘AI’라는 개념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제품과 서비스 라인업에 녹아든 모습은 이제껏 보기 어려웠던 풍경이다.
올해 구글이 공개한 소비자용 제품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세련되고 완성도가 높았다. 구글은 자사의 멀티모달 AI 모델 대부분을 제미나이(Gemini) 앱에 통합했다. 여기에는 새롭게 공개된 이미지 생성기 ‘이마젠4(Imagen 4)’와 영상 생성기 ‘비오3(Veo 3)’도 포함된다. 이제 사용자들은 단 하나의 챗봇 인터페이스로 구글의 모든 생성형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공개된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이나 카메라 뷰를 챗봇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챗봇에게 화면에 보이는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기능들은 원래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 중인 범용 AI 어시스턴트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의 데모 영상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구글은 이 기능들을 단계적으로 일반 사용자에게로도 확대하며, 아스트라를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구현해나가고 있다.
구글은 이와 함께 새로운 검색 인터페이스인 ‘AI 모드(AI Mode)’도 선보였다.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이 기능은 이제 지메일이나 구글 독스에서 개인 정보를 불러와 사용자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의 쿼리를 수백 개의 세부 검색으로 분해한 뒤 결과를 요약해주는 ‘딥서치(Deep Search)’,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브라우저 기반 에이전트 ‘프로젝트 마리너(Project Mariner)’의 일부 기능, 카메라 뷰에 보이는 사물에 대해 실시간으로 질문할 수 있는 ‘서치 라이브(Search Live)’ 기능도 탑재됐다.
이제 AI 경쟁은 ‘누가 가장 강력한 모델을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그 모델을 가지고 누가 가장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드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역시 제미나이와 유사한 기능을 많이 제공한다. 하지만 수십억 명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탄탄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놓은 구글이 분명 유리한 게 사실이다. 구글은 현재 모든 최신 기능을 먼저 이용해 보려는 고급 사용자를 대상으로 월 250달러(약 35만 원)의 ‘구글 AI 울트라(Google AI Ultra)’ 요금제도 운영 중이다.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했을 당시,구글은 허를 찔린 듯한 모습으로 뒤늦게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공개된 제품 라인업을 보면 구글은 이제 완전히 중심을 되찾은 모습이다.
행사에 앞서 열린 프리뷰 콜에서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AI 모드(AI Mode)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AI 오버뷰(AI Overviews)’ 기능이 수억 명의 사용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LLM을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요약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피차이 CEO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AI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며 “그저 새로운 방식의 검색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구글 I/O는 AI가 거의 우리의 눈에 띄지 않게 작동하는 미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청중 앞에선 피차이 CEO는 “더 많은 지능이 누구에게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제공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마 이 발언에 모두가 감탄하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분명 인상적인 메시지지만, 구글이 자사의 거의 모든 제품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지금, AI는 더 이상 눈에 띄지도, 굳이 이름이 불릴 필요조차 없는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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