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직업: 유방 생체역학자
영국의 조애나 웨이크필드-스커 생체역학 교수는 가슴과 관련된 여러 수수께끼를 풀어 더 나은 브래지어를 설계하고자 한다.
20년 전 조애나 웨이크필드-스커(Joanna Wakefield-Scurr) 생체역학 교수는 지속적인 유방 통증을 겪고 있었다. 의사는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지 못했지만 “지지력이 좋은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웨이크필드-스커 교수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생체역학을 활용해 연구하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현재 웨이크필드-스커 교수는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의 유방 건강 연구 그룹(Research Group in Breast Health)에서 18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고강도 스포츠에 가장 효과적인 브래지어는 가슴 아래를 지지하는 와이어와 패드컵이 있고 조절 가능한 언더밴드와 어깨 끈, 후크를 갖춘 제품이다. 이러한 브래지어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유방의 움직임을 최대 74%까지 줄여준다. 그러나 움직임 감소가 유일하게 중요한 기준은 아닐 수도 있다.
생물학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구조
인체에서 유방 외에는 연골, 근육, 뼈의 지지 없이 돌출되어 있는 해부학적 구조물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유방에 관해서는 과거 연구 자료도 많지 않았다. 웨이크필드-스커 교수의 연구팀에서는 여성이 달릴 때 몸통의 움직임으로 인해 유방이 3차원적 패턴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즉, 가슴이 좌우와 상하로 흔들릴 뿐 아니라 앞뒤로도 움직인다는 것이다. 한 시간 동안 천천히 조깅을 하면 가슴은 약 1만 번 정도 튀어 오른다.
스포츠의 필수품
너무 꽉 끼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호흡이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헐거운 브래지어는 등, 어깨, 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몸통과 유방의 움직임 사이에 발생하는 시간차로 인해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과학적으로 ‘브레스트 슬랩(breast slap, 가슴이 몸통에 부딪히는 현상)’이라고 불린다.
웨이크필드-스커 교수의 연구팀에서 진행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몸에 맞지 않는 브래지어로 인한 신체적 불편감과 그로 인해 가슴이 심하게 흔들리는 데서 오는 당혹감은 여성들이 운동을 꺼리는 가장 큰 장벽이다. 반대로 잘 맞는 스포츠 브래지어가 있다면 여성들은 달리기를 할 의지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질문
일부 브래지어는 의도적으로 가슴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다른 제품들은 가슴 양쪽을 각각 감싸 지지하는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유방의 움직임 자체를 완전히 줄이는 것이 생체역학적으로 더 중요한지, 움직이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한지, 아니면 ‘브레스트 슬랩’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한지 아직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신축성 있는 편안한 브래지어와 더 강한 지지력을 제공하는 브래지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까?
웨이크필드-스커 교수는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조여지거나 늘어나는 새로운 소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연구팀은 원단 제조업체 및 의류 기업들과 협력해 해당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고강도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좋은 브래지어의 조건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웨이크필드-스커 교수의 연구팀에도 연구 요청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 웨이크필드-스커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이 글을 쓴 세라 해리슨(Sara Harrison)은 과학, 기술, 건강 분야를 다루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다.
The post 미래의 직업: 유방 생체역학자 appeared first on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nology Review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