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단면’인가, ‘AI판 포켓몬 배틀’인가… 몰트북 열풍의 실체

몰트북은 자율적 AI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회적 실험이었으나 실상은 공동의 목표와 체계가 결여된 채 재미를 쫓는 ‘관전 스포츠’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기술 업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공간 ‘몰트북(Moltbook)’이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사례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몰트북은 AI 시스템이 자신을 만든 인간을 위해 실제로 유용한 일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한 사용자는 몰트북을 활용해 신차 구매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몰트북에는 암호화폐 사기가 넘쳐났고, 상당수 게시물은 사람이 직접 작성한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도움이 되는 AI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이 모든 실험을 지켜본 MIT 테크놀로지 리뷰 AI 담당 수석 에디터 윌 더글러스 헤븐은 ‘포켓몬’을 떠올렸다.

2014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동시에 하나의 포켓몬 게임 주인공을 조종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조작 방식은 매우 불편했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한때 동시 접속자는 100만 명에 달했다.

윌은 “주류 언론이 주목한 기묘한 온라인 사회 실험이었다”며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두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별다른 의미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몰트북을 둘러싼 열풍 역시 이와 비슷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실제로 그가 인터뷰한 전문가 중 한 명도 포켓몬 사례를 떠올렸다.

조지타운대 프사로스 금융시장정책센터의 제이슨 슐로처(Jason Schloetzer) 교수는 몰트북을 ‘AI 애호가들의 포켓몬 배틀’에 비유했다. 참가자들이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서로 경쟁시키고 상호작용하게 하는 일종의 실험 무대라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많은 AI 에이전트가 실제로는 인간의 지시에 따라 마치 자율적이고 지적인 존재처럼 보이도록 특정 발언을 하게 설계됐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슐로처는 “몰트북은 기본적으로 언어 모델을 위한 관전 스포츠와 같다”고 말했다.

윌은 몰트북이 ‘미래의 단면’으로 포장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짚은 글도 발표했다. 그는 에이전틱 AI의 미래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몰트북은 여전히 핵심적인 요소들이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몰트북은 혼란스러운 토론장이었을 뿐, 진정으로 유용한 집단 지성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율과 공동의 목표, 공유된 기억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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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년 02월 11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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