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인가 위험한 실험인가…햇빛 반사로 지구를 식히겠다는 스타트업들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추려는 태양지구공학에 민간 자본이 본격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실험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태양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은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을 인위적으로 우주로 반사시키는 걸 말한다. 이론적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지만, 이 아이디어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 ‘스타더스트 솔루션스(Stardust Solutions)’는 최근 6,000만 달러(약 89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쳤다. 지금까지 알려진 태양지구공학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동안 태양지구공학 분야는 제한적인 관심에 머물렀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수십 년 동안 태양지구공학을 활용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우리는 이미 이산화황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화산 폭발이 기온을 낮출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가 직접 입자를 살포해 이러한 자연적 과정을 모방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의도치 않은 결과가 일어나고 혜택이 불균형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이 주도한 태양지구공학 연구조차 순탄치 않았다. 하버드대가 진행하던 유명한 연구 프로그램 하나는 수년간의 논쟁 끝에 지난해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태양지구공학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이론적으로는 스타트업 같은 단일 주체가 지구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최근 몇 년 사이 민간 부문에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기업 ‘메이크 선셋츠(Make Sunsets)’는 3년 전 기후를 조정하겠다며 대기 중으로 입자를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회사의 루크 아이즈먼(Luke Iseman) CEO는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로 가서 이산화황을 기상 관측용 풍선에 실어 하늘로 띄웠다. 방출된 물질의 양은 극히 적었고, 햇빛을 반사할 수 있는 대기권의 적절한 층까지 도달했는지도 확실치 않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물론 다른 주체들까지 독단적으로 태양지구공학 실험을 실행할 수 있다는 우려는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지 몇 주 뒤, 멕시코 정부는 자국 내에서 문제의 실험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도 메이크 선셋츠를 통해 ‘냉각 크레딧’을 구매하는 게 가능하다. 회사는 최근 관련 시스템에 대한 특허도 획득했다. 다만 메이크 선셋츠는 여전히 태양지구공학 분야의 주류 기업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냉각 크레딧은 태양지구공학을 통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효과를 금전으로 거래하는 민간 상품이다.

이어 등장한 게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이 스타트업은 가까운 시일 내에 각국 정부로부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고, 특수 장비를 갖춘 항공기를 성층권으로 발사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항공기는 목표 고도에 도달한 뒤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된 입자를 대기 중에 살포하게 된다. 회사 측은 이러한 방식이 환경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도 지구를 식힐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2023년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자료에서 “자사가 개발한 독자적 입자(아직 공개되지 않은 비공개 기술)가 지난 150년간 전 세계가 배출한 모든 온실가스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 “이 기술이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게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수년간 비교적 조용히 활동해 왔지만, 올해 들어 연구 내용을 보다 공개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월에는 기후 투자 분야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일부 전문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태양지구공학 연구 자체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조차도 민간 기업이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다가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

태양지구공학 연구 분야의 대표적 인물인 데이비드 키스(David Keith)와 다니엘 비시오니(Daniele Visioni)는 “상업적 이해관계, 이윤 창출 욕구, 부유한 투자자들이 개입되면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게 복잡해지며, 책임 있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정부의 공식 위임이 있고, 기술 사용을 규율할 규칙과 감독 기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어떤 태양지구공학 실험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재정적 압박이 회사의 이러한 입장을 어떻게 바꿀지는 알 수 없다. 이미 이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직면하는 한 가지 현실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바로 영업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현재 대기 중에 방출할 입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르면 내년에 특허를 확보한 뒤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자사가 개발한 입자가 안전하고 제조 비용이 저렴하며, 이미 대기 중에 널리 존재하는 이산화황보다 추적이 용이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외부 전문가들이 이러한 주장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키스와 비시오니의 말처럼 “연구는 신뢰받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으며, 신뢰는 투명성에 달려 있다.”

The post 혁신인가 위험한 실험인가…햇빛 반사로 지구를 식히겠다는 스타트업들 appeared first on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nology Review Korea.


발행일: 2025년 12월 18일 21:00
원본 URL: https://www.technologyreview.kr/%ed%96%87%eb%b9%9b-%eb%b0%98%ec%82%ac%ed%95%b4-%ec%a7%80%ea%b5%ac-%ec%8b%9d%ed%9e%88%ea%b2%a0%eb%8b%a4-%ec%8a%a4%ed%83%80%ed%8a%b8%ec%97%85%eb%93%a4-%eb%8f%84%ec%a0%84%ec%97%90-%ec%bb%a4%ec%a7%80/
수집일: 2025년 12월 18일 21:01
출처: https://www.technologyreview.kr/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