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11%가 앓는 자궁내막증…진단·관리 돕는 새 검사법 나왔다
새로 개발되고 있는 간단한 자궁내막증 진단 도구들은 오랫동안 제대로 병을 진단받지 못한 채 고통받았던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샨타나 헤이즐(Shantana Hazel, 50세)은 생리할 때마다 내장이 빠져나올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곤 했다. 그렇게 14년간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견디고 나서야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 자리잡고 생리주기마다 출혈을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이다. 보통 심한 생리통이 동반되고 주변 장기에 흉터 조직을 발생시킬 수 있다.
헤이즐은 자궁내막증 옹호 단체인 시스터걸 재단(Sister Girl Foundation)의 설립자이다. 헤이즐은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내부 장기가 유착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16번의 수술 끝에 30세에 자궁절제술을 받았다.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헤이즐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선 가임기 여성 11% 이상이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과도한 출혈을 겪는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10년이 걸리는데, 이는 환자의 반 정도는 영상 검사에서 병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조직 샘플을 확보하기 위한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비침습적’ 자궁내막증 진단 도구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진단 도구들은 자궁내막증 진단 속도를 높이고 관리 방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헤라 바이오텍(Hera Biotech), 프로테오믹스 인터내셔널(Proteomics International), 넥스트젠 제인(NextGen Jane), 지위그(Ziwig) 등 여러 기업들이 내년에 미국에서 자궁내막증 진단 도구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진단 도구들은 자궁 내막 조직, 혈액, 생리혈, 타액 샘플에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분석한다. 바이오마커란 염증 같은 질환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분자(이 경우에는 mRNA, 단백질, 또는 마이크로RNA)를 말한다.

COURTESY MM PRODUCTION – MAGALI MEIRA
새로운 자궁내막증 진단 도구들은 환자들이 비침습적으로 신속하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수술, 호르몬 치료제, 골반저 물리치료 등 자궁내막증 치료 및 관리 방법도 빠르게 정할 수 있다. 병을 조기 발견하면 자궁내막증 환자가 심혈관 질환, 심장마비, 뇌졸중 등 발병 위험이 높은 질병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임신도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불임 여성의 절반이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자궁내막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임신 가능성과 체외수정(IVF)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 바이오마커 진단 도구는 단일세포 RNA 염기서열 분석, 수천 개의 단백질을 동시에 식별할 수 있는 질량분석법(spectrometry)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다. 프로테오믹스의 리처드 립스콤(Richard Lipscombe) 공동 설립자는 “진단 도구들은 바이오마커를 정밀하게 식별하는 데 매우 탁월하다”며 “지난 5~10년 동안 달라진 것은 진단 도구의 정확성이 더 개선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진단 도구를 통해 결과적으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진단 도구는 지위그의 제품이 유일하다. 지위그가 개발한 진단 도구는 타액 샘플을 이용해 자궁내막증 증상 환자의 바이오마커를 식별하며, 현재 3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위그의 본사가 위치한 프랑스에서는 진단 도구 비용이 국가 건강보험으로 전액 처리된다.
일부 연구자들은 지위그의 진단 도구를 많은 사람에게 적용할수록 정확성이 떨어질까 봐 우려한다. 이 진단 도구의 중간 검증 연구 대상이 고작 200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캐스린 테리(Kathryn Terry) 전염병학 및 산부인과 부교수는 이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위그 관계자는 조만간 1,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프랑스 당국은 정부 보험 적용을 승인하기 전에 이미 전체 데이터 세트를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다양한 진단 도구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자궁내막증에 대응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자리한다. 지난 5년간 프랑스, 호주, 영국, 캐나다는 야심 찬 자궁내막증 대응 계획을 시행해왔다.
자궁내막증 진단 도구들이 성공한다면 그 혜택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설 것이다. 2025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만성 통증, 불임, 우울증을 조기 진단하고 개선된 치료법으로 해결할 경우 2040년까지 전 세계 GDP에 최소 120억 달러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진단 도구들이 더욱 발전하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는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 흔히 수술을 시행하는데, 수술은 최대 7시간까지 소요될 수 있으며, 그렇게 대수술을 겪은 후에도 병변이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제이슨 애벗(Jason Abbott) 호주 국가 자궁내막증 임상, 과학 시험 네트워크(National Endometriosis Clinical and Scientific Trials Network) 회장은 오늘날 자궁내막증 관리를 30년 전 유방암 치료와 비교했다. 과거에는 의사들이 모든 유방암 환자들에게 수술을 처방했지만, 현재는 표적 치료를 통해 종양이 커지고 확산되는 데 기여하는 근본적인 과정을 해결한다. 자궁내막증 진단 도구들도 연구자들이 자궁내막증의 하위 유형을 분류하고 근본적인 염증 경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면 제약사들이 이 정보를 활용해 병의 재발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쓴 콜린 드 벨퐁(Colleen de Bellefonds)은 파리에서 활동하는 과학 전문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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