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배양육 전면 금지…대체 식품 산업에 경고등
텍사스가 배양육에 2년간 유예 조치를 내리자 업사이드 푸드와 와일드타입 푸드가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배양육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본격화했다. 9월 1일 해당 기술에 대한 2년간의 전면 금지가 주 전역에서 발효됐고, 이튿날 두 기업이 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을 낸 와일드타입 푸드(Wildtype Foods)와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는 신생 배양육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업계에서 흔히 ‘배양육(cultivated meat)’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살아 있는 동물 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도 식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텍사스는 미국 내 여섯 개 주와 이탈리아에 이어 배양육을 금지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소송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배양육 산업이 본격적인 소비자 시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또 하나의 높은 장벽을 마주하게 됐음을 시사한다.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축 부문만으로도 전체 기후 오염의 10~20%를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육은 농업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이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배양 닭고기, 돼지 지방, 연어 등 일부 제품만 제한적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호주, 싱가포르, 이스라엘도 소수 기업에 한해 자국 내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업사이드 푸드는 배양 닭고기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2022년 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첫 업체 중 하나다. 와일드타입 푸드는 최근 시장에 뛰어들어 지난 6월부터 배양 연어 판매를 시작했다.
두 업체를 비롯한 배양육 기업들은 여전히 생산 규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로서는 팝업 행사나 일부 고급 레스토랑의 특별 메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샌프란시스코의 한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업사이드 푸드의 배양 닭고기를 직접 맛본 경험이 있다.)
텍사스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스틴의 스시 레스토랑 ‘오토코(Otoko)’가 배양육을 선보이는 사실상 유일한 곳이었다. 이곳은 지난 7월부터 와일드타입 푸드의 배양 연어를 특별 테이스팅 메뉴에 올렸다. 당시 셰프는 현지 매체 <컬처맵 오스틴(Culture Map Austin)>에 “배양 연어의 맛이 자연산 연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구운 방어 요리와 함께 제공해 두 가지 생선의 맛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배양육을 경험할 기회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텍사스주 정부는 이 기술에 대해 2027년 9월까지 효력을 지니는 전면 금지를 결정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찰스 페리(Charles Perry) 주 상원의원은 취재진의 입장 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해당 법안에 지지를 표했던 텍사스·사우스웨스턴 목축협회(Texas and Southwestern Cattle Raisers Association) 역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협회의 칼 레이 폴크 주니어(Carl Ray Polk Jr.) 회장은 지난 3월 청문회에서 “배양육 도입은 기존 축산 시장을 뒤흔들어 농촌 지역과 가족 농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후 <텍사스 트리뷴(Texas Tribune)>과의 인터뷰에서 “2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어 배양육 산업이 제품 판매에 앞서 견제와 균형 장치를 마련할 시간을 줄 것”이라며 제품 라벨링의 명확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업사이드 푸드의 마이라 파섹(Myra Pasek) 법률고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금지 조치는 배양육 산업이 뿌리내리기도 전에 싹부터 자르려는 시도”라며 “회사가 제조를 확대해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려 해도 시장에서 경쟁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업계 전반에서도 이어졌다. 대체 단백질을 연구하는 비영리 싱크탱크 굿푸드연구소(Good Food Institute)는 이번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페핀 앤드루 투마(Pepin Andrew Tuma) 정책·대외 협력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매 금지는 텍사스 주민들에게 새로운 선택과 경제 성장 기회를 빼앗는 것일 뿐 아니라 전국의 연구원과 창업가들까지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9월 1일 유예 조치가 발효된 다음 날, 와일드타입 푸드와 업사이드 푸드는 텍사스주 보건국 제니퍼 슈포드(Jennifer Shuford) 국장을 비롯한 주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애초 두 회사의 사업 확대 전략에 포함된 선택지는 아니었다. 와일드타입 푸드의 저스틴 콜벡(Justin Kolbeck)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소송은 우리에게 마지막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일부 기업은 사람들이 실제로 먹고 싶어 할 만한 제품을 개발해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10년 넘게 도전을 이어왔다. 분명한 것은 이번 법정 공방이 이런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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