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스 탄생시킨 지이차오, 글로벌 AI 앱 스타로 우뚝 서다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의 지이차오 최고과학책임자는 기술력과 사용자에 대한 통찰력을 결합해 올해 가장 주목받는 AI 앱 중 하나인 ‘마누스’를 개발했다.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Butterfly Effect)의 지이차오(Yichao Ji, 별명 ‘피크’) 최고과학책임자(CSO)가 지난 3월 마누스(Manus) 출시 영상에 등장했을 때 그는 이 AI 에이전트가 그토록 화제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영상은 지와 함께 버터플라이 이펙트를 세운 장타오(Zhang Tao)가 연출을 맡아 베이징 사무실 한쪽 구석에서 촬영한 단출한 영상이었다. 하지만 지가 유창한 영어로 소개한 마누스와 마누스가 제시하는 비전이 담긴 영상은 순식간에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마누스는 초대 코드를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초기 버전이었으나, 불과 며칠 만에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출시 일주일 만에 대기자 명단에는 약 200만 명이 이름을 올렸다.

겉보기에 마누스도 다른 챗봇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단순한 응답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작업까지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일정한 예산 내에서 조건에 맞는 아파트를 찾아주는 식이다. 마누스는 이를 위해 작업을 단계별로 쪼개고, 브라우저와 각종 도구를 갖춘 클라우드 기반 가상머신을 활용해 웹사이트를 탐색하거나 양식을 작성하는 등의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지는 팀의 기술 부문을 책임진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제품과 인프라 개발을 총괄하며 회사의 글로벌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이미 10년 넘게 복잡한 기술을 실용적인 제품으로 구현해 왔고, 이를 통해 엔지니어와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를 얻었다. 그 결과 그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AI 제품을 앞세운 중국 차세대 기술 인재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창업가

지는 교수와 IT 전문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네 살 때 아버지가 방문 연구원으로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머무르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고, 초등학교 2학년 때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또래에 비해 월등한 영어 실력을 갖춘 그는 초등학교 시절 로봇 동아리에 참여하며 프로그래밍에 눈을 떴다. 고등학교에 이르러서는 컴퓨터 동아리를 이끌며 운영체제를 직접 만들어보는 등 독학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빌 게이츠와 리눅스, 오픈소스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평생 애플 팬이라고 자부하는 그는 “2008년 앱스토어 출시가 개발에 대한 열정을 불붙인 계기였다”고 말했다.

2010년 고등학교 2학년이던 그는 매머드 브라우저(Mammoth browser)를 개발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아이폰용 서드파티 브라우저로, 개인 개발자가 만든 중국 내 브라우저 가운데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2011년 중국에서 열린 기술 전시회인 맥월드 아시아(Macworld Asia)에서 최고상(Grand Prize)을 받았다. 국제 IT 전문 매체 <앱어드바이스(AppAdvice)>는 이 앱을 “인터넷 브라우징 방식을 재정의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지는 20세에 미국의 경제·비즈니스 전문 잡지인 <포브스(Forbes)> 표지에 등장했고,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30세 이하 젊은 혁신가와 리더 30명 명단인 ‘30세 이하 30인(30 Under 30)’에도 이름을 올렸다.

10대 시절 그는 다양한 iOS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는 글로벌 장난감 제조업체인 해즈브로(Hasbro)의 보드게임 ‘모노폴리(Monopoly)’용 예산 관리 도구도 있었다. 판매 성과는 좋았지만 상표권 문제로 법적 통지를 받으면서 서비스는 중단됐다. 그러나 이 사건이 그의 도전을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는 “제품과 리스크를 모두 고려하는 감각을 날카롭게 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지는 2012년 피크 랩스(Peak Labs)를 창업했고, 이후 검색엔진 마기(Magi) 개발을 이끌었다. 마기는 웹 전반에서 정보를 추출해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개념적으로는 오늘날의 AI 검색과 유사했지만 자체적인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했다.

마기는 출시 첫 달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주목받았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안착에 실패했다. 대신 기업 고객들의 관심을 얻으며 B2B용으로 전환됐고 그는 2022년 회사를 매각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AI에 정통한 전략가

그의 다음 무대는 마누스였다. 이번에는 훨씬 더 야심 찬 도전이었다. 공동 창업자인 장타오와 샤오홍(Xiao Hong)은 지의 기술적 역량에 제품 기획, 스토리텔링, 조직 운영 능력을 보탰다. 샤오 홍과 이차오 지는 모두 여러 차례 벤처캐피털 젠펀드(ZhenFund)의 투자를 받으며 사업을 잇달아 시작해 온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다. 이들은 장기적 협업과 국제적 확장을 지향하는 창업가 세대를 대표하며, 중국의 차세대 창업 물결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Yichao "Peak" Ji sitting in the offices at Manus AI
JULIANA TAN

지와 함께 일한 이들은 그를 명료한 사고와 빠른 언변을 갖춘 인물, 그리고 시스템 설계에서 제품 개발, 사용자 경험까지 세밀히 고민하는 지치지 않는 개발자라고 평가한다. 그는 코드 작성과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을 모두 능숙하게 해내며 제품 개발과 브랜딩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중국의 새로운 기술 세대를 상징한다. 오픈소스 문화 속에서 성장한 그는 여전히 활발한 기여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프로젝트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고, 코드 공유·관리 플랫폼 깃허브(GitHub)에서 많은 사용자에게 인기를 끌며 ‘스타(star)’를 다수 획득했다. ‘스타’는 사용자가 프로젝트를 유용하거나 흥미롭다고 평가할 때 누르는 표시로, 일종의 ‘좋아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벤치마크(Benchmark)가 주도한 신규 투자를 확보하며 마누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본사를 중국 밖으로 옮겨 싱가포르에 두고 전 세계 소비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제품은 미국 기반 인프라, 즉 클로드 소넷(Claude Sonnet),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브라우저 유즈(Browser Use) 같은 오픈소스 도구를 활용한다. 중국팀이 개발했지만 서구의 기술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고, 국제 시장을 겨냥해 설계된 이 AI 에이전트는 오늘날 AI 창업의 변화를 상징한다. 인재와 인프라, 그리고 야망이 기술만큼이나 국경을 빠르게 넘나드는 시대임을 보여준다.

지의 목표는 단순히 글로벌 기업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레거시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누스가 내가 만드는 마지막 제품이 되기를 바란다”며 “만약 또 다른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그때는 마누스에 맡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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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9월 15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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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5년 09월 15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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