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직업: 인공위성 궤적 관측 천문학자

메러디스 롤스는 최첨단 하늘 관측 장비를 갖춘 베라 C. 루빈 천문대에서 인공위성이 반사하는 햇빛으로 인한 영향을 줄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건설 비용만 8억 달러(약 1조 1,100억 원)에 달하는 베라 루빈 천문대가 2025년 초 10년에 걸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극도로 정밀한 수준에서 우주의 타임랩스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루빈 천문대가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천문대보다도 많은 별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별과 함께 수많은 인공위성까지 민감하게 포착되는 특성 탓에, 운영 첫 10년 동안 촬영되는 이미지의 최대 40%가 위성이 반사하는 햇빛 궤적으로 훼손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빈 천문대의 핵심 관측 프로젝트인 ‘시공 유산 탐사(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s, LSST)’에서 연구 과학자로 활동하는 메러디스 롤스(Meredith Rawls)는 인공위성이 과학 임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위성은 루빈이 관측하려는 희미한 별이나 은하보다 수백만 배나 밝아 관측을 크게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위성이 갑작스럽게 일으키는 광도 변화가 천문 현상으로 오인되어 천문학자들에게 혼란을 줄 위험도 존재한다.

예상치 못한 진로

롤스가 2016년 루빈 프로젝트에 합류했을 당시만 해도 그녀는 자신의 진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롤스는 “박사후 연구원으로 채용되어 새로운 영상 처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초기 이미지를 처리·분석해 수정하거나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는 일을 맡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19년 스페이스X가 인터넷 송신용 스타링크 위성망을 본격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천문학계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스타링크 위성들이 지나치게 낮은 궤도를 돌며 많은 햇빛을 반사해 망원경 이미지에 밝은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듬해 롤스와 소수의 동료들은 칠레에 위치한 루빈 천문대와 같은 부지에 있는 비크토르 M. 블랑코 망원경의 이미지를 활용해, 인공위성 궤적이 천문 관측에 끼치는 영향을 최초로 과학적으로 평가했다. 롤스는 “우리는 그 궤적이 실제로 얼마나 밝은지 확인하고, 완화할  방안을 검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인공위성 궤적은 압도적으로 밝지는 않지만 여전히 과학 관측에 영향을 상당한 방해 요인이 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궤적 제거

초기 관측 이후 인공위성으로 인한 광공해(光公害)를 제거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 영역이 천문 영상 처리 분야에 등장했다. 이 분야는 위성이 남긴 빛의 흔적을 데이터에서 지워내는 기법을 개발하고, 지나치게 밝은 위성이 관측을 방해하지 않도록 관측 절차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롤스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이 분야의 선도적 전문가로 자리매김했으며, 향후 그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워싱턴대학교 천문학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롤스는 “우리는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더 많은 물체를 우주로 발사하면서 밤하늘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롤스와 동료 연구자들은 인공위성으로 인한 관측 방해를 줄이기 위해 동일한 하늘 영역의 이미지를 비교하여 예상치 못한 변화를 탐지하고, 그것이 지나가는 위성 때문인지 소행성이나 별의 폭발과 같은 자연 현상에 기인한 것인지 판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인공위성 증가에 따른 광공해 문제

약 15년 전만 해도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고작 천여 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1만 2,000기가 넘는 활성 위성이 존재한다. 이 중 약 8,000기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소속이다. 이에 앞으로 다른 기업들의 프로젝트가 추가되면 광공해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통신 회사 AST 스페이스모바일(AST SpaceMobile)은 다수의 안테나를 격자 형태로 장착한 위성 통신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휴대전화에 직접 5G 연결을 제공하는 위성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위성은 각각 크기가 60제곱미터가 넘으며 이미 궤도에 오른 5기부터 지나치게 많은 빛을 반사하고 있다. 루빈 천문대는 이들의 궤적을 피해 관측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롤스는 “지금까지 처리 전 관측 이미지에서 확인된 것은 불편한 수준에 그치며, 과학 연구를 좌절시킬 정도는 아니다”라며, 자신과 동료들이 이 문제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글을 쓴 테레자 풀타로바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과학·기술 전문 저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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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9월 04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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