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희망’을 처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긍정적으로 사고하면 건강이 더 좋아질 수 있다. 특히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최근 마음과 몸이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더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마음일 때 치료 결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환자가 절망감을 느낄 경우 사망 위험이 현저히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플라세보 효과’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흥미로운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플라세보 효과란 환자가 ‘가짜 약’을 진짜라고 믿고 복용했을 때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처럼 우리가 약이나 가짜 약에 대해 품고 있는 믿음과 기대에 따라 약물의 작용 방식이 실제로 변화할 수 있다. 플라세보 효과의 반대 개념인 ‘노세보 효과’도 마찬가지로 강력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품으면 실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여전히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생각이 신체의 생리 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많은 연구자들은 이러한 이해를 병원 환경에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과연 의사가 환자에게 ‘희망’을 처방하는 것이 가능할까?

리버풀 대학교에서 심리학 수업을 맡고 있는 알렉산더 몬타셈(Alexander Montasem) 박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그는 최근에 동료들과 함께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에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희망’과 ‘심장의 건강 상태’ 간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들을 모두 검토했다. 희망은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지만, 해당 연구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희망을 정의하려고 시도했다.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희망을 ‘주체성과 개인적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에 기반한 긍정적인 동기부여 상태’로 정의했다.

몬타셈 박사의 연구팀은 조건에 부합하는 12개의 연구를 발견했다. 이 연구들은 모두 합해서 5,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환자들의 희망이 클 경우 협심증 위험 감소, 뇌졸중 후 피로감 감소, 삶의 질 향상, 사망 위험 감소 등 건강 상태가 더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6월 첫째 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영국 심혈관학회(British Cardiovascular Society) 회의에서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필자는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읽자마자 플라세보 효과를 떠올렸다. 플라세보란 그 어떤 약물도 포함되지 않은 설탕약이나 식염수 주사와 같은 무해한 물질로 이루어진 ‘가짜’ 약을 말한다. 그러나 수백 건의 연구에서 이러한 가짜 약을 이용한 치료가 실제로 놀라운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가짜 약은 통증, 편두통, 파킨슨병, 우울증, 불안, 그 외에도 다양한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가짜 약의 투여 방식은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가짜 약의 색, 모양, 가격도 마찬가지이다. 비싼 가짜 약은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가짜 약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플라세보 효과의 반대 개념인 노세보 효과도 있다. 무언가를 복용한 후 건강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노세보 효과는 통증, 소화기계 증상, 감기와 유사한 증상 등 다양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우리의 생각과 믿음이 건강과 행복한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그러나 정확히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는 명백하지 않다. 그래도 이 부분에서 과학자들은 일부 진전을 이뤘다. 플라세보 효과와 노세보 효과 모두에 뇌의 화학물질, 특히 우리 몸에서 자체 생산하는 오피오이드가 관여한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메커니즘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한편, 연구자들은 긍정적 사고의 힘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의사가 환자의 기분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환자를 속이는 것이 윤리적인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의사가 환자에게 솔직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몬타셈 박사는 “더 윤리적인 방식은 환자의 희망을 키우는 방법을 찾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방법은 약에서 예상되는 효과를 과장하거나 예후를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목표를 설정하고 주체적으로 노력하며 삶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쪽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일부 초기 연구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켄터키 대학교의 로리 맥라우스(Laurie McLouth) 조교수와 동료들은 가치관, 목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논의를 지속한 결과 진행성 폐암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의 희망이 증진됐음을 발견했다.

몬타셈 박사는 현재 이 분야에 대해 발표된 모든 연구를 검토하고 환자의 희망을 증진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설계할 계획이다. 그는 “어떤 접근법이든 각 개인의 상황에 맞춰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일부 사람들은 삶에 대한 영적 또는 종교적 사고방식에 더 반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병원에 있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는 몬타셈 박사에게 일반적으로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그는 “개인적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목표는 연구를 진전시키는 것, 환자를 돕는 것,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물질적인 목표는 행복한 삶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몬타셈 박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필자도 필자의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우선 목표들을 정리해서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필자는 이를 곧 실천할 계획이다. 몬타셈 박사는 “목표를 이루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절망에 빠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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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6월 13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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