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제한,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
미국 FDA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65세 이상 고령층과 중증 감염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로 제한할 계획이다. 이 계획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월 넷째 주 건강한 사람이 매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제한할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새로운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중증 감염에 취약한 기저질환자에게만 제공될 것이다.
그 외의 백신 접종 희망자는 기다려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더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치게 될 것이다.
FDA의 코로나19 백신 제한 발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와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이번 발표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취약 계층에게만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와 대화를 나눈 면역학자들 또한 이번 FDA의 계획이 합리적이라며 해당 계획에 동조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계획에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코로나19는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어느 정도의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여전히 감염될 경우 심하게 아플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 covid)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백신에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백신 접종 여부를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우선 코로나19 백신이 놀라운 성공 사례라는 점부터 말하고 싶다. 코로나19 백신은 기록적인 속도로 개발되어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가 확인된 지 69일 만에 임상시험 참여자들에게 투여됐다. 코로나19 백신은 대체로 매우 안전하다. 게다가 놀라울 정도로 효과도 뛰어나다. 이 백신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고, 우리 대부분을 봉쇄조치에서 구해냈다.
그러나 이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해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이 많긴 하지만, 매년 추가 접종을 계속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한 의문들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FDA의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국장과 FDA 산하 생물학적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의 비나이 프라사드(Vinay Prasad) 소장이 제기한 주장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모두 과거에 FDA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마카리 국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이점을 경시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난받은 바 있다. 그는 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2021년 4월쯤이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의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한 실험실에서 나왔다는 이론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강력한 근거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의 한 시장에서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프라사드 소장은 “FDA는 실패했다”고 말하며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에 대해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중보건의 재앙”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이러한 그의 비난은 백신 추가 접종을 뒷받침할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5월 20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마카리 국장과 프라사드 소장의 이번 계획에는 다행히도 그런 선동적인 표현이나 근거 없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사실 이들의 계획은 꽤 신중해 보인다. 계획에 따르면 코로나19 연례 접종은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계속 승인될 예정이지만, 그 외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려면 해당 백신이 취약 집단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모두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살펴보겠다.
독감 백신과 함께 매년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매년 독감 예방 접종을 할 무렵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도 선택한다. 매년 독감 백신은 과학자들이 10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독감 시즌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된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수재나 두나치(Susanna Dunachie) 의사 겸 전염병학 교수는 “코로나19는 독감과 동일한 계절적 패턴을 따르지 않는 것 같다”며 “일년 내내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포틀랜드에 위치한 오리건 보건과학 대학교의 피카두 타페세(Fikadu Tafesse) 면역학 및 바이러스학 박사는 “연례 접종이 코로나19에 대한 최선의 보호책이 되어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사이에 1년 이상의 간격이 있으면 백신의 효과가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실 1년은 임의로 정한 기간”이라며 “그보다는 5년 또는 10년 간격으로 백신을 맞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타페세 박사는 “심각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놓인 상태라면 6개월마다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동은 백신을 맞아야 하지 않을까?
소아과 의사들이 코로나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로 일부 아동은 중증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의 제임스 캠벨(James Campbell) 전염병 위원회 부위원장은 스탯(STAT)과의 인터뷰에서 “질병을 예방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있다면 그 백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한동안 필자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영국에서 태어난 필자의 두 아이는 영국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을 자격이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보육원을 휩쓸기 시작했을 때 필자는 매우 괴로웠다. 특히 당시 미국에서는 생후 6개월 이후 아기에게도 백신을 접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일시적으로 미국으로 이주했을 때 필자의 아이들도 결국 미국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무렵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두 아이 모두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었다. 게다가 필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동에게 미치는 일반적인 위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거절했다.
타페세 박사도 자녀들의 백신 접종에 대해 필자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 그는 “늘 예외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코로나19는 아동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백신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예방접종의 이점이 성인에 비해 아이들에게 훨씬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나치 교수는 “물론 건강 문제가 있는 아동에게는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건강한 가정의 건강한 아동에게는 백신의 이점이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취약한 사회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건강한 사람들도 백신을 접종해야 하지 않을까?
타페세 박사에 따르면 이는 좋은 주장이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주변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적다. 특히 연구가 부족하고 전염성이 강한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은 예방 효과가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다. 타페세 박사는 “가장 안전한 접근법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이 안전하다면 백신 접종 여부를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타페세 박사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백신이 안전하다고 해서 반드시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타페세 박사는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약물을 투약했을 때 자신이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도 비용편익 계산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경미한’ 코로나 감염에도 일주일 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두나치 교수는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나치 교수는 “백신이 필요한 사람이든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든 백신 추가 접종은 안전한 일”이라고 말했다.
FDA의 이번 새 계획에 따라 누가, 어떻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마카리 국장과 프라사드 소장의 글에는 ‘다양한 장애, 임신, 신체 활동 부족 등 중증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높이는 의학적 상태’ 목록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상태에는 많은 사람이 해당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25%가 신체 활동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두나치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 어떤 약물이든 그 사용을 뒷받침할 최신 증거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도 백신 접종 경험이 있고 백신 접종을 통해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백신을 빼앗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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