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신·식단·장수 정책 입장 밝힌 짐 오닐 미 보건복지부 차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이끌고 있는 짐 오닐(Jim O’Neill) 미국 보건복지부 차관이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일정과 식생활 지침, 그리고 장수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밝혔다.

짐 오닐 미국 보건복지부 차관 겸 CDC 국장 대행은 지난 1년간 공중보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보건복지부 차관으로서 그는 연방 보건·과학 기관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1조 달러(약 1,450조 원)가 넘는 예산을 관리하는 동시에 미국 내에서 논란이 많은 새로운 백신 접종 일정에 관한 결정 각서에도 서명했다.

그는 장수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연방 생의학 혁신 기관인 ARPA-H의 지원을 받아 연장하는 연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소아 백신 수를 줄이자는 입장을 옹호해 의료계와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그의 자유지상주의적 의약품 규제 관점은 “기본적인 공중보건에 반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수 연구자들은 오닐이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연구에 더 많은 관심과 자금을 투자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오닐을 만나 백신 접종 일정, 1월 발표된 미국의 최신 식생활 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그리고 장수 연구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한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13일(현지시간) 오닐이 보건복지부 차관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신 권고사항, 추가 수정 가능성

미국은 1월 아동 대상 백신 권고 수를 줄였다. CDC는 더 이상 모든 아동에게 독감, 로타바이러스, A형 간염, 수막구균 백신을 일괄 권장하지 않는다.

이 조치는 의료계와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다수가 어린이들의 백신 접근성이 낮아질 것을 우려했고, 많은 주 정부도 이 지침을 따르길 거부했다.

오닐은 지난해 5월 인사청문회에서는 기존 백신 일정을 지지한 바 있다. 입장이 바뀐 데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하는 것은 CDC의 핵심 임무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데이터와 분석 방법에 열려 있어야 한다.”

그는 12월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해외 사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선진국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백신에 초점을 맞추자는 제안이 나왔다”면서 “검토 결과를 반영해서 모든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백신에 집중하도록 일정을 새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검토 대상에 속했던 덴마크나 일본과 미국의 사례는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닐은 “미국에서 자식들에게 70회 이상의 접종이 과도하다고 느끼고 가장 중요한 백신만 접종하고 싶어 하는 부모가 많다”며 “우리는 모두에게 백신 접종의 문을 열어둔 채 이러한 요구에 답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권고 일정이 바뀐 지 몇 주 뒤, 커크 밀호안(Kirk Milhoan) 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공립학교 입학 시 필수인 홍역과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선택사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메흐메트 오즈(Mehmet Oz)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장은 최근 “홍역 백신을 맞으라”고 촉구하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오닐은 “CDC는 여전히 모든 어린이에게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Hib), 폐렴구균 결합백신, 소아마비,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들 백신은 국제적 합의가 이뤄진 것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두 백신 역시 접종 권고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의 백신 지침이 새로운 데이터와 새로운 사고방식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CDC와 식품의약국(FDA), 국립보건원(NIH)은 예방접종의 안전성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며 “예방접종실무자문위원회가 엄격한 과학적 근거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증거를 검토하고, 최신 권고안을 마련하도록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수 연구 지원 확대 시사

오닐은 장수가 미국 보건 정책의 핵심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노화로 인한 손상을 의학적으로 통제하는 게 최종 목표”라면서 “이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장수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친구인 미국의 기업인이자 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과의 교류를 언급했다. 2008~2009년경 틸이 그에게 장수와 노화로 인한 손상이 되돌릴 수 있다는 개념을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오닐은 “틸의 생각에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탈리즘(Vitalism)이라는 철학적 운동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닐은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탈리즘은 극단적 장수 열성가들을 위한 운동으로, 죽음이 잘못되었다고 믿는 이들의 사상을 말한다.

바이탈리즘 선언문에는 “죽음은 인류의 핵심 문제다”, “노화를 없애는 것은 과학적으로 가능하다”, “노화와 죽음에 맞서는 메시지를 전파하겠다” 등 다섯 가지 핵심 주장이 담겨 있다. 오닐은 이 모든 주장에 동의한다며 “아마도 나도 어느 정도 바이탈리스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바이탈리즘을 지원하는 재단의 유료 회원은 아니다.

오닐은 미국 보건복지부 차관으로서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의 주요 과학·보건 기관들에 대해 상당한 책임을 지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의 생의학 연구 공공기금 지원 기관인 NIH와, 의약품 규제를 감독하며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FDA, 그리고 CDC가 포함된다.

오닐은 현재 보건복지부 내부에서 장수 과학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고위 지도부의 공통된 목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당연히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노화로 인한 손상을 되돌리는 일은 곧 사람들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만성 질환을 해결하고 역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보건복지부의 방향을 재조정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만성 질환이 노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다.”

한편 지난 1년간 암 생물학, 건강 격차, 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포함해 총 20억 달러(약 2.9조 원)가 넘는 NIH 보조금 수천 건이 동결되거나 중단됐다.

이 연구 자금이 일부라도 복원될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오닐은 즉답을 피했다. 대신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앞으로는 실제로 국민 건강을 개선하는 중요한 우선순위에 더 집중된 자금 배분을 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 장기 대체 등 최신 소식은 ARPA-H에서 확인 가능

오닐은 향후 미국의 신생 연방 기관인 ARPA-H를 통해 더 많은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립 3년 차인 ARPA-H는 의학과 생명공학 분야의 획기적 성과를 목표로 출범한 기관으로, 공식적으로는 변혁적 건강 기술의 개발과 실용화를 위한 고위험·고수익 혁신 촉진을 지원한다.

오닐은 “ARPA-H는 건강과 의학 분야에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여성 건강과 장수 분야에 주력하는 기업을 설립·운영했던 앨리샤 잭슨(Alicia Jackson)이 지난해 10월 ARPA-H의 새 국장으로 취임했다.

오닐은 잭슨의 영입 과정에 직접 관여했으며, 그녀가 장수 연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 채용 결정의 중요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잭슨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으며, ARPA-H 내에서 장수 연구를 이끄는 앤드류 브랙(Andrew Brack)과 장 에베르(Jean Hébert) 부서장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랙의 연구 프로그램은 노화의 생물학적 지표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에베르의 목표는 노화된 뇌 조직을 단계적으로 대체할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오닐은 특히 후자의 연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개발을 시도해 볼 것이다. 연구가 전반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진전된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그는 이식용 장기를 새로 만들어내는 연구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언젠가는 이상적으로는 환자 자신의 세포로부터 새로운 장기를 배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닐에 따르면 이를 위해 ARPA-H의 한 연구 프로그램에 향후 5년간 1억 7,000만 달러(약 2,5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장수 로비스트들에 우호적 행보

오닐은 자신이 장수 관련 로비 단체인 A4LI(Alliance for Longevity Initiatives) 팀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딜런 리빙스턴(Dylan Livingston)이 이끌고 있으며, 몬태나주에서 실험적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주법 개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닐은 이들과 공식적으로 협력한 적은 없지만, 의회를 포함해 인식 제고 측면에서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빙스턴에 따르면 A4LI의 주요 목표는 전담 NIH 연구소 신설 가능성을 포함한, 노화 연구에 대한 지원 확대와 잠재적 항노화 치료법 개발 및 접근을 더 쉽고 저렴하게 만드는 법 개정이다.

오닐은 첫 번째 목표가 다소 과도한 야망일 수 있다는 인상을 내비쳤다. 연구소 수 증가는 의회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그는 “NIH 내 모든 연구소가 얼마나 많은 만성 질환이 노화 손상의 병리적 결과로 해석될 수 있는지 더 깊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에 대한 연방 지원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장수 연구계 일부 인사들은 규제와 관련해 더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장수 약물 개발을 신속히 추진하고, 바이오해킹과 자기 실험을 장려할 수 있도록 자체 관할 구역을 만들자는 것이다. 바이오해킹은 개인의 생체 정보를 면밀하게 파악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찾아 나가는 일련의 행위와 기술을 말한다.

이는 오닐이 과거부터 지지를 표명해 온 개념이다. 그는 엑스(X)에 정부 역할을 제한하는 데 대한 지지와 함께 연방 토지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자유 도시(freedom cities)’ 구상에 찬성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하는 또 다른 장수 열성가는 독일 출신 기술 기업가 니클라스 안징거(Niklas Anzinger)다. 그는 현재 온두라스 특별경제구역 내 사설 도시인 프로스페라(Próspera)에 거주하며, 주민들이 의료 규제에 대해 직접 제안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안징거는 몬태나주의 실험적 치료 접근법 초안 작성에도 참여했다. 오닐은 그와 1년에 한두 번 정도 대화한다고 밝혔다.

오닐은 바다 위에 새로운 ‘스타트업 국가’를 건설하는 ‘해상 정착(seasteading)’ 구상도 지지해 왔다. 그는 2024년 3월까지 해상정착 연구소(Seasteading Institute)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오닐은 2009년 해상정착 연구소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2030년에 가장 건강한 사회는 아마도 바다 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여전히 같은 생각인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직 2030년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하기엔 이르다. 다만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가장 건강한 사회는 혁신을 가장 많이 장려하는 사회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영양 지침도 변경 가능성

오닐은 자신의 장수 목표와 관련해 설탕과 초가공 식품 섭취를 최소화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비타민 D를 보충하는 등 비교적 단순한 생활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 보건복지부와 농무부가 최근 발표한 식생활 지침을 언급하며, 단백질과 포화지방이 충분히 포함된 식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식생활 지침은 포화지방 섭취의 위험성을 다룬 수십 년간의 연구를 무시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양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오닐은 앞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영양과 관련된 추가 지침과 연구 결과가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는 영양 분야에 대해 더 많은 연구와 무작위 대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영양 문제는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해결된 영역이 아니다.”

그는 특히 포화지방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자신과 동료들이 ‘가장 건강한 지방’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계속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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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년 02월 17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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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6년 02월 17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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