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거부하는 사람들, ‘바이탈리스트’를 만나다
죽음과 노화를 넘어 인간 수명을 혁신하려는 ‘바이탈리스트들’의 장수 혁명 주장이 점점 더 많은 과학자, 투자자, 정치인에게 주목받고 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원치 않게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 계신가요?”
네이선 청(Nathan Cheng)은 지난 몇 년간 비슷한 내용의 연설을 해왔기에 필자는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약 80명의 사람들에게 죽음이 나쁘다는 점을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 인류의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는 게 좋고, 삶에 도덕적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수명을 무한히 연장하려 노력해야 한다”며 “노화 해결은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도덕적 의무가 따르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4월 말이었다.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군중은 환호와 함성으로 그의 연설에 답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열린 ‘바이탈리스트 베이 서밋(Vitalist Bay Summit)’이라는 행사에 모인 사람들이었다.
행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청과 그의 동료 애덤 그리스(Adam Gries)가 몇 년 전부터 시작한 다소 급진적인 운동인 ‘바이탈리즘(Vitalism)’의 사상을 전파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바이탈리즘’은 생명에 신비한 힘이 존재한다고 본 철학적 관점인 ‘생명주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바이탈리즘의 근본 철학은 의외로 단순하다. 죽음은 나쁘고, 삶은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훨씬 복잡하다.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장수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몇 년간 장수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급증했지만, 바이탈리즘을 신봉하는 바이탈리스트들의 눈에는 이런 관심에 한계가 있었다. 그들은 ‘장수’라는 용어는 근거 없는 건강 보조 식품 판매에 이용됐고, ‘노화 방지’는 클리닉들이 치료법을 판매하는 데 사용됐으며, ‘초인주의’는 죽음을 극복하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사상들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즉, 바이탈리스트들은 장수 분야 전반에서 모두가 자신들처럼 죽음을 실제로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바이탈리즘의 열성적인 대변인 역할을 해온 오랜 장수 신봉자 그리스는 2024년 이 운동에 관한 온라인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겐 새로운 단어가 필요하다.”
이제 바이탈리스트들은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운동을 시작하고, 그 목표를 개인, 사회, 국가의 행동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장수는 더 이상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 없었다. 바이탈리즘이 성공하려면 예산, 정책, 문화가 모두 바뀌어야 했다.
단언컨대, 바이탈리스트들이 추구하는 효과적인 노화 방지 치료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신조를 전파하고, 과학에 영향을 미치고, 추종자를 확보하고, 자금을 조달하며, 궁극적으로 정부 정책과 우선순위를 재편할 수 있다면 그러한 치료법이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몇 년간 그리스와 청은 로비스트, 학자, 바이오테크 CEO, 고액 자산가, 심지어 정치인까지 이 운동에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바이탈리즘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한 비영리 재단을 설립했다.
현재 바이탈리스트들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일부는 재단에 회비를 내는 회원이고, 다른 이들은 비공식 추종자이며, 또 다른 이들은 이 대의를 지지하지만 공개적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이 재단은 자격을 갖춘 바이오테크 기업들을 ‘바이탈리스트 조직’으로 ‘인증’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리스와 청과 동료들이 검증되지 않은 실험적 치료법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미국의 주(州) 법률 제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국가 차원에서도 동일한 일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모든 움직임은 바이탈리스트들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과거 영생이나 죽음을 ‘선택 사항’으로 만들겠다는 주장을 펼친 이들은 학계 동료들에게 무시당해왔다. 필자는 10년간 노화 과학 분야를 취재해왔는데, 과학자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을 비웃거나 외면하는 모습을 목격해왔다.
그러나 바이탈리스트들은 노화 과학 및 수명 연장 치료법 개발뿐만 아니라,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 인류의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는 자신들의 철학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느낀다.
물론 이는 꽤 심오한 질문들과 연결된다. 죽음이 없는 사회는 어떤 모습이고, 우리는 정말 그런 사회를 원하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결국 죽음은 전 세계적으로 인간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왔다. 비록 바이탈리스트들이 그들의 높은 목표를 실현하지 못할 운명이라 해도, 그들의 영향력 확대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이탈리스트들이 더 많은 연구실과 기업을 운영하고 법률 및 정책 수립에 관여함에 따라 노화를 실제로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치료법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부 윤리학자들은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실험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스는 이에 대해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태도가 오히려 윤리적 판단을 할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죽음은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이라며 “일부 사람들에게만 잘못된 게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명의 탄생
그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사실상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한 기업들에 베팅해 큰돈을 벌었다. 그는 “투자금의 50배 수익을 냈다”면서 “마치 영화 <빅 쇼트> 속 상황을 직접 겪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빅 쇼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예측하고 이에 베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리스는 아내와 함께 팬데믹을 피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그가 자란 이스라엘로 피신했고, 이후 대만으로 이동했다. 그는 대만에서 투자·전문 인력 대상 장기 체류 제도인 ‘골든 비자’를 취득했다. 당시 대만은 코로나 확진자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은 두 나라 중 하나였다. 점점 늘어나는 재산은 그에게 일에서 벗어나 삶의 목적을 고민할 기회를 주었다. 그리스는 “사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노화가 수반하는 ’쇠약의 여정‘을 경험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장수 운동에 헌신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만큼 이 문제에 몰두한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가 2021년 토론토에 거주하는 중국계 캐나다인 기업가 청을 만났다. 청은 몇 년 전 물리학 박사 과정을 중퇴했는데,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엄청난 존재적 위기를 경험한 후 급진적 장수로 관심을 전환했다”고 썼다. (청은 인터뷰 요청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리스는 두 사람이 즉시 통했다며, 이후 2년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그들은 최종적으로 ’혁명‘을 일으키기로 했다.
그리스는 프랑스 혁명과 미국 혁명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일종의 ‘계몽 운동’으로 시작해 ‘핵심 그룹’과 함께 전 세계적 파장을 일으킬 중대한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게 목적이었다.
“우리는 혁명이 없으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확신했다.” 그리스는 말했다.
신자들을 위한 집
초기 두 사람은 신자들을 위한 다섯 가지 핵심 선언을 담은 백서인 ‘바이탈리스트 선언문’을 작성했다.
1. 생명과 건강은 선하다. 죽음은 인류의 핵심 문제이며 노화는 그 주된 원인이다.
2. 노화는 엄청난 고통을 초래하며, 노화를 없애는 것은 과학적으로 가능하다.
3. 인류는 가능한 한 빨리 노화로부터의 자유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4. 나는 무한한 건강한 인간 수명 달성을 위해 직접 노력하거나 타인의 노력을 지원하겠다.
5. 나는 노화와 죽음에 맞서는 메시지를 전파하겠다.
이 선언문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그들은 이를 운동뿐 아니라 도덕 철학으로 생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들은 죽음은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믿음이 행동의 변화를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믿었다
그리스와 청은 2023년 몬테네그로 주잘루에서 바이탈리즘 운동을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장수 열성가들에게 두 달간의 거처를 제공했다. 청은 그곳에서 약 1만 명의 바이탈리스트를 로드아일랜드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밝혔다. 로드아일랜드가 보스턴의 생명공학 허브와 가깝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들의 철학을 공유하는 신규 유권자들이 유입되어 지역 및 주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큼 그곳의 인구가 적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바이탈리스트를 모집해 ’장수 주(州)‘를 설립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청에 따르면 이는 노화에 대한 대책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인된 지역의 탄생을 의미한다. 청은 이는 임상 시험 규제를 완화하거나 바이오해킹(biohacking)을 지원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다. 바이오해킹은 과학·기술·생활습관을 활용해 자신의 몸과 뇌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이 아이디어는 바이탈리즘 커뮤니티의 많은 구성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것은 코인베이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이 개발한 ‘네트워크 국가’ 개념에서 차용한 것이다. ‘네트워크 국가’란 암호화폐로 운영되며, 특정 목표(이 경우 인간 수명 연장)에 집중하다 결국 기존 국가들로부터 외교적 인정을 받게 되는 새로운 국가를 말한다.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일부 인사들은 이러한 이상을 현실로 옮기는 데 한 걸음씩 다가섰다. 젊은 암호화폐 투자자이자 스스로를 ‘바이탈리스트’라고 부르는 로런스 아이온(Laurence Ion)은 장수 연구에 관심을 가진 니클라스 안칭어(Niklas Anzinger)와 함께 온두라스 로아탄섬 내 민간 ‘특별경제구역’인 프로스페라(Próspera)에서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팝업 도시’의 이름을 ‘바이탈리아(Vitalia)’로 명명했다.
필자는 2024년 1월 출범 직후 바이탈리아를 방문했다. 그들의 목표는 노화 방지 약물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된 생명공학 허브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거주하는 이 ‘도시’는 오히려 저명한 학자, 바이오해커, 바이오테크 CEO들, 그리고 노골적인 우생학자들이 참여하는 강연이 열리는 ’보안 게이트가 있는 폐쇄형 리조트‘에 가까웠다.
강한 공동체 의식이 느껴졌다. 결국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 살거나, 가까운 거리에 함께 거주하고 있었으니 당연했다. 그들이 메모를 남길 수 있는 거대한 캔버스에는 “죽지 마”, ‘사랑해’, “미래를 만드는 테크노라디컬(technoradical)을 만나다!” 같은 글들이 적혀 있었다. 테크노라디컬은 기술을 통해 사회·인간·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급진적 성향의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바이탈리아는 2024년 3월 초에 바이탈리스트 행사가 종료되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바이탈리아의 분위기는 이후 바이탈리스트 베이에서 목격한 것과 유사했지만, 그 일시적인 성격은 그리스와 청의 야망과는 맞지 않았다.
49세의 자유지상주의자이자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손자인 패트리 프리드먼(Patri Friedman)은 주잘루와 바이탈리아 등에 가봤다며 더 대담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적 자치권을 가진 해상 스타트업 커뮤니티 구축을 목표로 하는 시스테이딩 연구소(Seasteading Institute)의 설립자로, 억만장자 피터 틸(Peter Thiel)로부터 자금과 지원을 받았다. 프리드먼은 또한 ‘미래 도시 건설’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 펀드 프로노모스 캐피털(Pronomos Capital)도 설립했다.
그의 회사는 다양한 형태의 잠재적 ‘네트워크 국가’를 탐구하고 있지만, 의료 관광, 특히 수명 연장에 대한 갈망이 이 분야를 주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프리드먼은 죽음은 ‘방치에 의한 살인(murder by omission)’이라고 부를 정도로 죽음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바이탈리스트와 그들의 신념을 공유하는 이들이 장수주의를 신봉하는 ‘주’를 환영하는 와중에도 그리스와 청은 과거의 목표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리스는 이제 네트워크 기반 접근법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천 명의 사람들을 로드아일랜드로 이주하도록 장려하는 일이 그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간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수만 명의 바이탈리스트를 찾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 대부분이 다른 주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자신의 거처를 옮기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탈리즘을 스타트업에, 장수주의 주를 스타트업 제품에 비유한다. 결국 적어도 당분간은 그러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의 사례는 실제로 규제 완화에 이미 우호적인 주에서 입법자들을 로비하는 것이 이런 이주 조치보다 오히려 더 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예를 들어, ‘장수 이니셔티브 연합(A4LI)’이라는 로비 단체는 몬태나주를 미국 최초의 실험적 의료 치료 허브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주에서는 예비 안전성 시험(약물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밝혀내지 못함)을 통과한 실험적 치료법을 클리닉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새 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그리스와 바이탈리스트 동료들도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스는 “피드백 제공, 입법자들과의 대화,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및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뉴햄프셔주 의원들과도 접촉해 왔다. 지난 12월 이메일에서 그리스와 청은 뉴햄프셔주에서 미승인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치료 시도권(right-to-try) 법안 통과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말기 환자들이 그러한 미승인 치료법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궁극적으로 영향력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핵심 지지자들로 충분
그리스는 바이탈리즘 혁명을 위해 사회 인구의 약 3~4%만 참여해도 충분하다고 믿는다. 그는 극소수의 영향력 있는 인물, 특히 순자산 1,000만 달러(약 150억 원) 이상의 부유층, 학자, 싱크탱크 리더, 정책 입안자 등을 핵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탈리스트 베이 서밋 같은 행사를 열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비영리단체 바이탈리즘 인터내셔널 재단(Vitalism International Foundation)은 후원자들을 ‘동원된 바이탈리스트’로 조직하며, 목표에 부합하는 기업을 공식 인증 기관으로 지정한다. 현재 냉동보존 기업, 장수 클리닉, 연구기관 등 16곳이 인증을 받았다.
대표적 사례인 시프트 바이오사이언스(Shift Bioscience)는 DNA를 원하는 위치에서 정확하게 자르고 바꿀 수 있는 기술인 유전자 가위(CRISPR)와 사람의 실제 나이(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노화 시계’를 활용해 노화를 역전시킬 유전자를 연구하고 있다.
공동 창립자 다니엘 아이브스(Daniel Ives)는 죽음까지 남은 날짜를 세며 연구에 몰두한다. 그는 자신을 ‘생명력을 중시하는 CEO’라 부르며, 과학적 근거 없는 회춘 마케팅과 선을 긋고자 한다.
에이지리스알엑스(AgelessRx) 공동 창립자 아나르 이스만(Anar Isman) 역시 바이탈리스트로, 장수를 산업이 아닌 혁명으로 본다. 그는 연 매출 6,000만 달러(약 880억 원) 이상을 올리며, 고객을 장수 철학의 전도 대상으로 여긴다.
바이탈리즘은 학계와 정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만든 ‘첨단 보건·의료 연구 전담 기관인 ARPA-H 자문관인 마크 하말라이넨(Mark Hamalainen)과 유전학자 장 에베르(Jean Hébert) 등은 장수 연구와 정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에베르의 뇌 연구 프로젝트에는 1억 달러(약 1,465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그리스는 연방 정부 내 유사한 철학을 가진 인물들이 요직을 차지하도록 돕기 위해 조직적인 지원 활동도 펼친다. 그는 “대중을 설득할 필요는 없다. 핵심 인물만 설득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많은 장수 연구자들은 ‘바이탈리스트’라는 라벨을 공개적으로 사용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 일부는 종교적·컬트적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일부는 선언문의 절대주의적 성격을 문제 삼는다.
윤리적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윤리학자들은 죽음이 삶의 의미를 만든다고 주장하며, 무한한 생명 추구가 인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르지오 임파라토(Sergio Imparato) 하버드대 교수는 “유한성 때문에 인간에게 선택이 가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표현을 조정하며 ‘불멸’, ‘영원’ 같은 단어 사용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바이탈리즘을 도덕 운동이 아닌 ‘노화 문제 해결 운동’으로 재정의한다.
어쨌든 과거에는 급진적으로 보이던 이 사상은 점차 주류로 편입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주요 학회와 콘퍼런스에서 바이탈리스트 기관들이 후원자로 등장하고, 정책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버클리에서 열린 바이탈리스트 베이 서밋은 낙관적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그리스는 참석자들에게 무료 혈당 모니터를 제공하며 열기를 이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혁명은 어딘가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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