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산업으로 눈 돌리는 동남아시아
지난 10월에 열린 태국 우주 엑스포 참가자들은 동남아 지역의 우주 산업과 향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콕의 무더운 10월의 어느 날, 필자는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몰 중 한 곳에서 열린 태국 우주 엑스포 전시장을 거닐다가 깜짝 놀랐다. 화려한 우주복과 모형 로켓들 사이에서 평범해 보이는 태국의 바질 치킨 포장지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같은 종류의 진공 포장 제품이 방금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 홍보 이벤트를 기획한 태국 최대 식품 기업 CPF(Charoen Pokphand Foods) 대변인은 “이것이 우주에 보낸 진짜 닭고기”라고 알려줬다.
이 예상치 못한 광경은 동남아시아에서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디자이너 매장들과 길거리 음식 노점 사이에서 열린 박람회는 태국은 물론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열정적 참가자들이 모여 동남아시아 신생 우주 산업의 현황을 보여줬다.
이 지역의 우주 산업이 정확히 어떻게 발전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낙관론이 점차 팽배해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영국 투자사 세라핌 스페이스(Seraphim Space)의 캔디스 존슨 파트너는 “동남아시아는 우주 허브로서 주도권을 잡기에 완벽한 위치에 있다”며 “이곳에서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엑스포에서는 태국이 향후 몇 년 내에 로켓 발사를 위한 우주발사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 발표를 한 태국 지리정보 및 우주기술개발청 우주경제진흥부 임시 책임자인 아티팟 와타눈타차이는 “동남아시아에는 우주발사기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태국은 적도에 매우 가까운 위치라 로켓이 지구의 자전으로부터 추가 추진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기지 건설에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기업들은 글로벌 우주 경제에 진출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트업 베가코스모스(VegaCosmos)는 위성 데이터를 도시 계획에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태국 전력공사(Electricity Generating Authority of Thailand)는 산사태 예측을 위해 우주에서 폭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상황인식 스타트업 스페이스맵은 궤도상 위성 추적 성능을 개선하는 신기술을 개발 중이며, 미국 우주군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필자의 시선을 더 사로잡은 건 우주에서 먹는 치킨이었다. 그것이 고대 사원과 반짝이는 고층 빌딩이 공존하는 방콕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상징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지난 6월 ISS 승무원들은 ‘팟크라포(pad krapow)’로 알려진 이 인기 요리를 맛볼 기회를 얻었다. 보통 길거리 노점에서 파는 음식이지만,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의 민간 임무를 통해 ISS로 전달됐다. CPF는 이 홍보 효과를 활용해 자사 치킨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 제공될 만큼 훌륭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안타깝게도 필자는 직접 맛보지 못해 정말로 그런지 평가할 수는 없었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산업들도 향후 우주 임무에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다. 존슨 파트너는 이 지역이 제조 역량을 활용해 위성용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우주 내 제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필자는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 태국 전통 롱보트를 타고 박람회장을 떠났다. 우주비행사들이 팟크라포를 맛보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질 미래를 상상했다.
이 글을 쓴 조너선 오캘러건(Jonathan O’Callaghan)은 방콕을 기반으로 민간우주비행, 천체물리학, 우주 탐사를 취재하는 프리랜서 우주 전문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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