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대 미래 기술’에서 제외된 4대 기술

2026년 세상을 뒤바꿀 10대 혁신 기술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주목해야 할 네 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오랜 독자라면 잘 알겠지만 우리 편집팀은 매년 향후 세계를 바꿀 ‘10대 미래 기술’을 선정해 발표한다. 이 작업은 대체로 흥미롭고 항상 몰입감을 느끼게 만들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먼저 수십 개의 후보 기술을 함께 제안하고, 각 기술의 가치와 파급력을 면밀히 검토하며 치열하게 토론한다. 어떤 기술이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킬지, 이미 다룬 적 있는 주제와 지나치게 겹치지는 않는지, 최근 연구 성과가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질 만큼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지 등을 두고 고민이 이어진다. 이런 과정에서 열띤 논의는 늘 빠지지 않는다.

2026년 선정 목록은 한국시간으로 1월 12일(월) 저녁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에 앞서 올해 최종 명단에서 아쉽게 제외됐지만 논의 과정에서 끝까지 검토 대상에 올랐던 기술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기준과 판단 과정을 거쳐 10대 기술을 결정하는지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네 가지 기술은 2026년 리스트에는 들지 못했지만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분야이다.

남성 피임 기술

임신을 피하고자 하는 남성을 위한 새로운 피임 기술이 개발 단계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콘돔이나 정관 절제술을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 바이오 기업 ‘콘트랄린(Contraline)’은 현재 두 가지 남성 피임법을 임상시험에서 검증 중이다. 하나는 남성이 어깨나 팔 윗부분에 하루 한 번 바르면 정자 생성을 억제하도록 설계된 젤이고, 다른 하나는 사정 시 정자의 이동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장치이다. 케빈 아이젠프라츠(Kevin Eisenfrats) 콘트랄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5세 미만 혁신가’ 명단에도 올랐다.

같은 분야에서 개발을 진행 중인 미국의 또 다른 바이오 기업 ‘유어초이스 테라퓨틱스(YourChoice Therapeutics)’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 형태의 남성 피임제를 초기 임상 단계에서 시험 중이다.

이러한 진전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여러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실제 치료제가 임상시험을 통과해 시판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월드 모델

최근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월드 모델(world model)’이다. 명확한 정의가 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영상이나 공간 데이터를 학습해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생성하는 모델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중력처럼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기본적인 물리 원리를 반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모델은 게임 개발에 활용되거나 로봇이 물리적 환경을 더 잘 파악하도록 돕는 데 쓰일 수 있다.

월드 모델의 정확한 정의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 개념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얀 르쿤(Yann LeCun)과 페이페이 리(Fei-Fei Li)를 비롯한 저명한 AI 연구자들이 관련 스타트업을 설립해 개발에 뛰어들었고, 페이페이 리가 설립한 월드 랩스(World Labs)는 지난달 첫 번째 모델을 공개했다. 구글 역시 올해 초 월드 모델 ‘지니 3(Genie 3)’을 발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월드 모델은 내년 AI 분야의 중요한 경쟁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올해의 혁신 기술’로 규정하기에는 아직 성숙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진척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분야임은 확실하다.

인격 증명’ 기술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 무엇이 진짜이며 누가 실제 사람인지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소량의 데이터와 가정에서 구할 수 있는 장비만으로도 실제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 수 있고, AI 에이전트는 이미 인터넷 곳곳에서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행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요 온라인 활동에서 ‘실존하는 인간’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게 바로 ‘인격 증명(Proof of Personhood)’ 기술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보도했듯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하버드, MIT가 추진 중인 ‘디지털 토큰’ 구상이 대표적 사례이다. 사용자는 관공서나 지정 기관을 방문해 신분을 인증한 뒤 토큰을 발급받는다. 이후 토큰은 기기에 설치되며, 예를 들어 은행 계좌에 로그인할 때 암호학적 인증 절차를 통해 토큰의 진위가 확인되고 사용자가 본인임이 증명된다.

이 방식이 실제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향후 인터넷 환경에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이 필요하리라는 점에 대해서는 편집팀에서도 의견이 일치한다. 한편 지금은 여러 신원 인증 기술이 동시에 개발되고 있는 과도기적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끄는 스타트업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가 생체 정보 기반 방식을 변형해 도입한 ‘월드 아이디(World ID)’도 포함된다.

이러한 시도가 어느 정도 규모와 영향력을 갖추게 되거나, 특정 기술이 보편적 표준으로 자리매김해 주요 플랫폼에 통합되는 순간이 온다면 이 분야는 다시 주목해야 할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다.

역대 최장 냉동 배아에서 탄생한 아기

지난 7월 제시카 햄젤루(Jessica Hamzelou) MIT 테크놀로지 리뷰 선임 기자는 세간의 관심을 끌 만한 신기록을 단독 보도했다. 1994년부터 30년 넘게 냉동 보관돼 있던 배아로부터 태어난 신생아가 등장한 것이다. 이 아기는 ‘세계 최장 냉동 배아에서 탄생한 아기’라는 이례적인 별칭을 얻었다.

이 기록은 보다 안전한 냉동 배아 해동법을 포함한 체외수정(IVF) 기술의 발전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기증자와 예비 부모를 연결하는 ‘배아 입양’ 기관의 증가다. 이러한 기관을 통해 체외수정을 진행하는 이들은 수십 년이 지난 배아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관행은 현재 보관 시설에 남아 있는 수백만 개의 잉여 냉동 배아가 새로운 가정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기록은 돌연한 기술 혁신이라기보다 사회적 인식 변화의 영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어, 우리의 ‘혁신’ 기준을 온전히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매우 인상적인 사례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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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12월 14일 21:00
원본 URL: https://www.technologyreview.kr/2026%eb%85%84-10%eb%8c%80-%eb%af%b8%eb%9e%98-%ea%b8%b0%ec%88%a0%ec%97%90%ec%84%9c-%ec%95%84%ec%89%bd%ea%b2%8c-%ec%a0%9c%ec%99%b8%eb%90%9c-4%ea%b0%80%ec%a7%80-%ea%b8%b0%ec%88%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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