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 미래의 꽃은 어떻게 달라질까?
'식물의 미래'라는 새로운 예술 연구 프로젝트는 2023년부터 2100년까지 기후변화 속에서 한 종의 꽃이 어떻게 변해갈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꽃은 대부분의 풍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의 틈새를 뚫고 나온 민들레,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서 피어난 야생화, 언덕을 뒤덮은 양귀비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는 꽃이 피는 시기를 눈여겨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지 모른다. 싹트고, 피고, 시들고, 씨앗을 남기는 꽃의 순환 과정은 우리에게 익숙할지 모른다. 하지만 꽃은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꽃의 형태는 해당 지역과 전 세계 기후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꽃이 자라난 기후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건조한 해에는 꽃잎 색이 달라질 수 있고, 따뜻한 해에는 꽃이 더 크게 자랄 수 있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자외선을 흡수하는 색소가 증가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후가 계속 변한다면 꽃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예술 연구 프로젝트인 ‘식물의 미래(Plant Futures)’는 한 종의 꽃이 2023년부터 2100년까지 기후변화에 따라 어떻게 진화할지 상상하며, 점점 더워지는 지구가 가져올 복잡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프로젝트는 2023년부터 2100년까지 매년을 대표하는 78송이의 꽃을 만들었다. 각 꽃의 형태는 기후 예측 데이터와 기후가 꽃의 시각적 특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MARCO TODESCO

COURTESY OF ANNELIE BERNER
식물의 미래 프로젝트는 헬싱키에서 예술가 레지던시 활동 중 시작되었다. 당시 필자는 생물학자 아쿠 코르호넨(Aku Korhonen)과 함께 기후변화가 지역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원시림 할티알라를 탐험하던 중, 연구 협력자 모니카 사이프리드(Monika Seyfried)와 필자는 쥐털이슬(Circaea alpina)이라는 작은 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 지역에서 보기 드물었던 꽃인데, 최근 몇 년간 기온이 올라가면서 점점 흔해졌다. 하지만 이 꽃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아주 까다롭다. 그늘지고 축축한 곳이 필요한데,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가문비나무가 새로운 산림 병원균 때문에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쥐털이슬이 불확실한 기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어둡고 그늘진 습지가 햇살이 밝게 비추는 초원으로 바뀌고, 촉촉한 땅이 바짝 말라버린다면, 이 꽃은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변해야 할까?” 이 꽃의 잠재적 미래에 관한 궁금증은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되었다.

COURTESY OF ANNELIE BERNER
숲에서 나온 후, 사이프리드와 필자는 루오무스 식물 표본실에서 여러 식물학자를 만났다. 필자는 1906년부터 채집된 쥐털이슬 표본들을 살펴보고, 꽃의 크기와 색깔이 그해의 기온 및 강수량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과거 기후 자료를 조사했다.
필자는 다른 개화 식물들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면서, 쥐털이슬이 미래에도 잘 자라기 위해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고민했다. 만약 그런 변화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2100년의 쥐털이슬 꽃은 어떤 모습일까?






COURTESY OF ANNELIE BERNER
이 글을 쓴 애널리 베르너(Annelie Berner)는 코펜하겐에 거주하며, 데이터 시각화를 전문으로 하는 디자이너, 연구자, 교육자 및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The post 기후변화 시대, 미래의 꽃은 어떻게 달라질까? appeared first on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nology Review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