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움직임을 어떻게 기억할까?

운동을 반복하면 근육 세포가 그 움직임을 기억하며, 이후 운동에서 근육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회복하도록 돕는다.

‘자전거 타기처럼(like riding a bike)’은 한 번 익힌 기술이나 동작이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는 의미로, 주로 익숙한 능력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된다. 이는 흔히 ‘근육 기억(muscle memory)’이라고 불리는 신경학적 학습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우리가 ‘근육 기억’이라고 할 때 이것은 실제로 근육이 저장하는 기억이 아니라 근육을 제어하는 운동 뉴런(motor neurons)에 저장된 조율된 움직임 패턴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과학자들은 우리의 근육 자체에도 동작과 운동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근육을 움직일 때 나타나는 동작에는 명확한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육 세포 내부에서 미세한 변화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자전거를 타거나 다른 운동을 통해 몸을 많이 움직이면 근육 세포가 해당 운동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근육을 움직일 때 나타나는 동작에는 명확한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육 세포 내부에서 미세한 변화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근육이 반복해서 사용할수록 커지고 강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때 영국 프로 럭비 선수로도 활약했으며 근육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애덤 샤플스(Adam Sharples) 노르웨이 스포츠과학 대학교 교수는 “인체의 골격근 세포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세포들은 섬유처럼 길고 가늘며 세포핵이 여러 개인 다핵 구조로 되어 있다. 근육 섬유는 일반 조직과 달리 세포 분열을 통해 커지지 않으며, 평소에는 휴면 상태에 있다가 스트레스나 손상이 발생하면 활성화되는 근육 위성세포(근육에 특화된 줄기세포)로부터 새로운 세포핵을 받아 근육의 성장과 재생에 기여한다. 이렇게 추가된 핵들은 운동을 쉬는 동안에도 일정 기간 근섬유 내에 남아 있다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근육의 성장과 회복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플스의 연구는 ‘후성유전적 근육 기억’이라는 개념에 특히 주목한다. ‘후성유전(epigenetic)’이란 유전자의 염기서열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행동이나 환경에 따라 유전자 발현 방식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운동은 근육 성장을 돕는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예를 들어, 근력 운동을 하면 특정 유전자 외부에 붙어 있던 메틸기(methyl group)가 떨어지면서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근육 성장(근육 비대(hypertrophy)라고도 함)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변화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나중에 근력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근육량이 전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난다.

2018년 샤플스 연구팀은 인체 골격근이 운동이 끝난 후에도 근육 성장의 후성유전적 기억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근육 세포는 운동을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쉬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더 빠르게 반응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근육은 운동하는 법을 기억한다.

샤플스를 비롯한 여러 연구진은 쥐와 고령의 인간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에서 이와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후성유전학적 근육 기억이 종(種)을 초월해 존재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노화된 근육 역시 운동 경험을 기억할 수 있다.

샤플스는 근육이 위축 경험까지 기억하며, 젊은 근육과 노화된 근육은 이를 서로 다르게 기억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청년의 근육은 위축이 처음 발생하더라도 이를 금방 회복하고 반복적인 위축에도 큰 손실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이를 근육 위축에 대한 ‘긍정적’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노화된 쥐의 근육에서는 위축 경험에 대해 더 격렬한 분자 반응을 보이고 더 큰 근육 손실이 발생하기 쉬운 ‘부정적’ 기억 양상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젊은 근육은 근육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에 ‘개의치 않고’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지만, 노화된 근육은 위축 경험에 더 민감하며 향후에 근육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크다.

질병 또한 이러한 ‘부정적’ 근육 기억을 유발할 수 있다. 유방암 진단과 치료를 받은 지 10년 이상 지난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의 근육은 실제 나이보다 훨씬 노화된 후성유전학적 특성을 보였다.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5개월간의 유산소 운동 훈련 후 이들의 후성유전학적 근육 특성이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여성 대조군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긍정적’ 근육 기억이 ‘부정적’ 근육 기억을 상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우리의 근육 자체에도 움직임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으며, 근육을 많이 사용할수록 이 기억이 향후에 우리 몸에 유익한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쓴 보니 추이(Bonnie Tsui)는 『근육에 관하여: 우리 몸이 움직이는 원리와 그 중요성(On Muscle: The Stuff That Moves Us and Why It Matters)』(알곤퀸 북스(Algonquin Books), 2025)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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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10월 19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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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5년 10월 19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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