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선의 숨은 버팀목, 스타링크 수리소 방문기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방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전쟁 속에서 이를 유지하는 힘은 ‘국민의 스타링크’라 불리는 현지 단체의 기술 개조와 수리 활동이다.
올레흐 코발스키(Oleh Kovalskyy)(47세)는 스타링크(Starlink) 단말기가 마치 발로 조립된 듯하거나 두 손을 등 뒤로 묶고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 건장한 체격의 우크라이나인은 단말기 부품이 자주 떨어지고 먼지나 습기에 약하다며 “품질이 형편없다. 아주 끔찍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 품질에 불만이 많은 그도 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자국의 국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인정했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이어가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반이다. 이 기술은 전쟁 지역의 병사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지휘부를 연결하고, 우크라이나의 생존에 필수적인 드론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게 하며, 병사들이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필자가 2025년 3월 코발스키를 방문했을 당시 이 중요한 지원 시스템이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 주도의 평화 협상 방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의 서비스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로이터의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머스크는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외교 정책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일관되지 않은 지지를 고려하면 이 기술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무시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불안감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로이터는 지난 7월 말 머스크가 2022년의 결정적인 반격 작전 당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스타링크 사용 제한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보도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은 갑작스러운 통신 두절을 경험했다. 병사들은 당황했고, 러시아군을 감시하던 드론은 작동을 멈췄으며, 스타링크에 의존해 포격 목표를 조준하던 장거리 포병 부대는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코발스키에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현재 스타링크 접근은 대체로 그가 속한 비공식 사용자 및 기술자 공동체, 즉 나로드니 스타링크(Narodnyi Starlink)에 의존하고 있다.
‘국민의 스타링크’라는 뜻의 이 단체는 2022년 3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가 지원하는 민병대와 싸웠던 한 기술력이 뛰어난 참전용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사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페이스북 그룹으로 시작해 조언과 팁을 공유하는 포럼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곧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전쟁을 뒷받침하는 주요 지원 체계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 회원 수는 약 2만 명에 이르며, 시스템을 창의적으로 개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비공식 전문가 ‘닥터 스타링크(Dr. Starlink)’, 코발스키 및 그의 동료들과 같은 자원봉사 엔지니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단체는 최전선과 후방을 아우르며 전쟁을 지탱해 온 수많은 비공식 자원봉사 네트워크 중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낸 대표적 사례다.
코발스키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자신이 운영하는 비공식 스타링크 수리 작업장을 단독 공개했다. 작업장은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300마일(약 482킬로미터) 떨어진 리비우 시에 있다. 이곳은 ‘질서 속의 혼돈’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다. 타일 가게 뒤 평범한 2층 건물의 작은 방 몇 개에 흩어져 있는 작업장에는 진흙이 묻은 스타링크 케이스가 담긴 축 늘어진 골판지 상자들이 골목길처럼 늘어서 있으며, 벽을 지탱하는 듯한 녹색 회로 기판과 틈새마다 뻗어 있는 케이블 코일이 독특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작업장을 아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평가하며,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최대 규모일 수 있다고 말한다. 공식·비공식 추정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운용되는 스타링크 단말기는 4만 2,000대에서 16만 대 사이이다. 코발스키는 자신과 8명의 자원봉사 팀이 전쟁 발발 이후 1만 5,000대가 넘는 단말기를 수리하거나 맞춤 제작했다고 밝혔다.
ELENA SUBACH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 스타링크 사용이 제한될 가능성은 코발스키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에게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대화를 통해 이들이 외국 기술 재벌의 변덕보다 더 시급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도시에 잦은 공습을 감행하며 하룻밤 동안 500대 이상의 드론을 보내기도 한다. 거리 곳곳에는 전방으로의 강제 동원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위기가 일상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미래 위기에 대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거의 모든 구역은 스타링크를 통해 움직인다. 스타링크는 참호 근처의 조종사와 수 킬로미터 상공에서 비행하는 정찰 드론을 연결하며, 드론의 영상을 후방 지휘소에 전달한다. 또한 암호화된 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군사들을 멀리 떨어진 가족 및 친구들과 연결한다.
나로드니 스타링크의 회원들을 포함한 일부 자원봉사자들과 군사들은 스타링크를 사치품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이는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다. 스타링크가 없으면 우크라이나군은 유선망, 모바일 인터넷, 기존 정지궤도 위성 기술과 같은 대체 수단에 의존해야 하며, 이러한 방법은 모두 속도가 느리거나 간섭에 취약하고, 미숙련 병사가 설치하기 어렵다.
코발스키는 “스타링크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미 키이우에서 루블(러시아 통화)을 세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링크는 기본적으로 상업용으로 설계되었지만 전장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단말기가 저지구 궤도 위성과 연결해 형성하는 저지연·고대역폭 네트워크는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면서도 적이 교란하기 어렵다. 이는 스타링크 위성이 정지궤도 위성과 달리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사용법도 비교적 간단해 기술 지식이 거의 없는 병사도 몇 분 안에 연결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 비용은 다른 군사 기술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미국과 폴란드 정부는 사업자 요금을 지불하며 우크라이나의 여러 스타링크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개별 병사나 군 부대는 약 500달러(약 69만원)의 민간 요금으로 장비를 구매하고 월 50달러(약 7만원)만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비용, 사용 편의성 및 서비스 범위 측면에서 스타링크에 견줄 만한 대안은 없으며, 가까운 미래에도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스타링크의 8,000개 위성 군집은 주요 경쟁사인 프랑스 위성 운영사 유텔샛(Eutelsat)이 판매하는 원웹(OneWeb)의 위성군 630개를 압도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원웹의 하드웨어 가격은 약 20배 더 비싸며,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구독료도 훨씬 더 높게 책정된다. 아마존이 추진 중인 위성군인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는 올해 들어서야 위성 발사를 시작했다.
자신을 ‘기술광’이라고 소개한 51세 우크라이나인 볼로디미르 스테파네츠(Volodymyr Stepanets)는 2022년 러시아 침공 당시 가족과 함께 폴란드 크라쿠프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 전에는 2014년 시작된 러시아 지원 준군사 조직과의 전쟁에서 수년간 전선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보낸 초반 몇 달 동안 병사들이 삼각자와 계산기를 사용해 공습 방식을 조정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전체 과정에는 30~40분이 걸렸다. 그는 병사들에게 “이 모든 계산은 1분이면 충분하다. 필요한 것은 극히 단순한 컴퓨터와 아주 쉬운 소프트웨어뿐”이라고 말했다(우크라이나 군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후 스테파네츠는 72여단이 최신 기술을 작전에 통합하도록 돕는 데 전념했다. 그는 1년 안에 병사들에게 현대적 통신 플랫폼, 위치 측정 장치, 그리고 스타링크 이전의 구형 위성 통신 시스템 사용법을 가르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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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탱크가 국경을 넘어오자 스테파네츠는 우크라이나 군이 스타링크를 통해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곧 깨달았다. 또한 그는 군인뿐 아니라 민간 사용자들도 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전면 침공이 시작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스타링크 활성화를 요청한 지 몇 주 뒤인 3월 21일 ‘나로드니 스타링크’라는 공개 페이스북 그룹을 개설했다.
지난 몇 년간 나로드니 스타링크 디지털 커뮤니티는 자원봉사 엔지니어, 재판매업자, 그리고 위성 통신 서비스에 관심 있는 군인들로까지 범위를 넓히며 성장했다. 회원들은 하루 평균 세 차례 정도 글을 올리며 장비 개조와 관련된 조언을 공유하거나 요청하고, 고장 난 장비를 수리해 줄 자원봉사자를 찾기도 한다. 최근 이고르 세메냑(Igor Semenyak)이라는 한 이용자는 자신의 시스템을 적외선 카메라로부터 숨기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열 복사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보호합니까?”라고 썼고, 이에 한 회원은 단말기 위에 특수 내열 천을 덮어보라고 제안했다.
이 그룹에서 가장 유명한 회원은 아마도 그룹의 두뇌로 널리 여겨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올레그 쿠트코프(Oleg Kutkov)(36세)일 것이다. 그는 일부 회원들에게 ‘닥터 스타링크’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쿠트코프는 2021년부터 키이우 자택에서 스타링크 기술을 개인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에서 아직 서비스가 개시되지 않았을 때부터 스타링크 시스템을 구입해 실험해 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최초의 스타링크 사용자였을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그는 스테파네츠와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침공에 앞서 기존 통신망을 차단했을 때 스타링크의 엄청난 잠재력을 알아보았다.
여전히 키이우에 있는 미국 네트워크 기업 유비쿼티(Ubiquiti) 연구개발 센터에서 풀타임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쿠트코프는 “우리는 공중 방어 수단이 충분치 않아 인프라가 매우 취약했다”며 “스타링크는 곧 우리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고 말했다.
스테파네츠는 도움이 필요한 초기 스타링크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쿠트코프의 트위터와 블로그를 접한 후 그에게 연락했다. 쿠트코프는 아직도 여가 시간에 수행한 실험 결과를 블로그에 게시하며, 때로는 새벽 3시까지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가령 5월에는 한 단말기의 인쇄 회로 기판이 “수리할 수 없거나 현실적으로 수리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손상되었을 때” 사용자 계정을 다른 단말기로 옮기는 방법을 설명하는 글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코발스키는 “올레그 쿠트코프는 내가 평생 만나본 엔지니어 중 가장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전투가 가장 격렬할 때에는 수리소에 매달 500대의 단말기가 수리를 위해 전달된다. 회원들은 수리소에서 생활하며 때로는 그곳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쿠트코프의 기술적 전문성과 스테파네츠의 조직적 역량을 바탕으로 코발스키의 창고는 주요 수리 허브로 자리잡았다(물론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다른 장소에서 수리를 수행한다). 전쟁 이전에 지역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를 공동 운영했던 코발스키와 회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타링크 단말기를 조정하는 방법을 익혔고, 특히 이를 전장 환경에 맞게 개조하는 기술을 습득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스타링크가 자체 차량용 어댑터를 출시하기 훨씬 이전에 차량으로부터 적정 전압으로 충전이 이뤄지도록 단말기를 개조했고, 코발스키가 습기와 온도 변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한 스타링크 고유의 SPX 플러그를 표준 이더넷 포트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 세 명의 민간인(쿠트코프, 스테파네츠, 코발스키)은 사실상 나로드니 스타링크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이들은 익명을 요청한 몇몇 회원들과 함께 매주 월요일 줌(Zoom) 회의를 열어 최근 전장의 스타링크 관련 동향과 정보 보안 등 관련 활동을 논의한다.
속도가 중요했던 전쟁 초기에는 공개 그룹이 정보를 신속히 전파하는 적절한 수단 역할을 했지만, 러시아의 감시가 확인된 이후 많은 통신을 비공개 채널로 옮겨야 했다. 스테파네츠에 따르면 적어도 2024년 초에는 그들이 제작해 온라인에 공유한 300쪽 분량의 교육 자료를 러시아 측이 이미 번역한 상태였다. 현재 세 사람은 페이스북 그룹의 관리자로서 러시아군에 유용한 정보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는 게시물의 게재를 차단하고 있다.
스테파네츠는 위협이 그룹의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회원들의 신체적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필자와의 대화에서 그는 올해 5월 우크라이나 활동가 겸 자원봉사자 세르히 스테르넨코(Serhii Sternenko)에 대한 암살 시도를 언급했다. 스테르넨코는 나로드니 스타링크 회원이 아니었지만, 이 사건은 전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감수하는 위험을 명확히 상기시켰다. 스테파네츠는 “러시아 FSB와 기타 [보안] 기관은 여전히 [나로드니 스타링크와 같은] 참여 활동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로드니 스타링크가 중앙집권적 지휘 체계를 가진 조직이 아니라 어느 회원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계속 운영될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점을 강조했다.

ELENA SUBACH
이 커뮤니티가 비공식적이면서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은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다. 공식 구조 밖에서 운영된 덕분에 나로드니 스타링크는 국가 채널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코발스키에게 영감을 받아 우크라이나 군 소속으로 자체 수리 작업장을 세운 군 통신 장교 유리 크릴라치(Yuri Krylach)는 공식 절차가 민간 절차보다 최대 10배나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팀은 지휘관이 더 긴급하다고 판단한 다른 업무 때문에 종종 작업이 중단되지만, 나로드니 스타링크 커뮤니티 회원들은 요청에 빠르고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군 당국은 이 문제나 나로드니 스타링크와의 군사적 연계 여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필자가 인터뷰한 나로드니 스타링크 회원들은 현역 병사를 포함해 대부분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 접근을 철회할 수 있다는 보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들은 그렇게 하려면 미국 국방부(DoD)와 폴란드 디지털화부(Ministry of Digitalization)를 포함한 국가 계약을 종료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폴란드 정부는 연간 5천만 달러(약 693억 원)의 구독료를 지불한다고 주장)에 민간 구독까지 합치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쿠트코프는 “머스크가 이 자금줄을 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꽤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3 독립영토방위여단 소속 장교이자 2022년부터 나로드니 스타링크 회원으로 활동해 온 올렉산드르 돌리냐크(Oleksandr Dolynyak)는 “머스크에게 이익이 되는 한 스타링크는 계속 우리를 위해 작동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스테파네츠는 머스크의 위협이 그동안 대부분 간과했던 우크라이나의 기술 의존 과잉 문제를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그는 3월 페이스북에 ‘되돌릴 수 없는 스타링크 패권(Irreversible Starlink hegemony)’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스타워즈의 악역 다스 시디어스 이미지를 함께 게시했다. 그는 “스타링크는 이제 우크라이나의 핵심 방어 도구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며 “국가가 특정 괴짜 개인들의 결정에 휘둘리는 현실이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군 내외부의 전문가들 모두 스타링크의 직접적인 대체제가 없다는 데 동의하지만, 스테파네츠는 우크라이나가 원웹과 같은 추가 고속 위성 통신 서비스를 통합해 위성 통신 수단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머스크의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한 성향으로 인한 불안 요소를 줄이고 전시 통신에서 어느 정도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스페이스X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군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듯 보인다. 3월 말 키이우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당시 국방차관이었던 카테리나 체르노호렌코(Kateryna Chernohorenko)는 “우크라이나 군의 우주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내부 및 외부 역량을 통합”할 특별 우주정책국(Space Policy Directorate)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발표문에는 자국 ‘위성군(satellite constellation)’ 구축 계획이 언급되었는데, 이는 스타링크와 같은 외국 서비스에 대한 의존이 자극제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정부 블로그 또한 “우크라이나는 소비자 역할에서 벗어나 우주 분야의 온전한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체르노호렌코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런 곤경에 처한 나라는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다. 최근 스타링크와 이탈리아 정부 간에 진행된 계약 논의는 머스크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중단되었다. 또한 율리아나 쥐스(Juliana Süss)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준연구원이 지적한 것처럼 대만은 위성통신 파트너로 2023년 스페이스X(SpaceX)가 아닌 경쟁사 유텔샛을 선택했다.
RUSI의 우주 전쟁(War in Space) 팟캐스트 진행자이기도 한 쥐스는 논란을 빚은 머스크의 대만 지위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나는 우리가 스페이스X가 모든 상황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는 아니라는 점을 늘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대만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 SpaceX와 머스크의 신뢰 문제에 대해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대표 이동통신사 키이우스타르(Kyivstar)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가 유럽 최초로 스타링크 모바일 직접 연결(Direct-to-Mobile)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쥐스는 이번 일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녀는 “이번 조치가 의존도를 심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의 의존도는 원래 존재했다”며 “전쟁 중인 국가로서는 또 다른 통신 채널을 예비 채널로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는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려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코발스키의 가게가 있는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는 여전히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에서 자유롭지 않고 현지 군사 관련 시설은 단골 표적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와 함께한 시간 동안 코발스키가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은 팀원들의 강제 징집이었다. 지난 3월 국방부가 이들의 봉사활동 성격을 이유로 기존에 부여했던 징집 예외 지위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우크라이나의 악명 높은 군 징집 부대(TCK)에 의해 길거리에서 곧바로 징집될 위험에 놓이게 됐다.

COURTESY OF THE AUTHOR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그의 작업장은 감당하기 힘든 수요에 시달리고 있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코발스키는 기본적인 수리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는 점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코발스키는 “우리에게는 매우 전문적이고 지적 수준이 높은 엔지니어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스타링크 단말기를 수리하는 일은 HIMARS[차량 탑재 GPS 유도 로켓 발사기]로 오리를 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겨울 동안 전선 상황이 다소 나아진 것 같다고 말하며 파편으로 흰색 표면이 찢긴?? 스타링크 안테나를 필자에게 건넸다. 전투가 가장 격렬할 때에는 수리소에 매달 500대의 단말기가 수리를 위해 전달된다. 회원들은 수리소에서 생활하며 때로는 그곳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그 수가 약 200대 정도로 줄어든 상태였다.
우리는 마지막 오전 일정으로 커다란 벨크로 보드를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부대 배지들을 살펴보았다. 각 배지는 다양한 부대에서 코발스키와 그의 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건넨 선물로 우크라이나군의 다양성과 규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약 100만 명의 병사가 600마일(약 966킬로미터)에 이르는 전선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는 그들이 대부분 단 하나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물리적 증거이기도 했다. 그 기술은 6,000마일(약 9,656킬로미터) 떨어진 다른 대륙에 있는 단 몇 개의 공장에서만 생산된다.
코발스키는 “우리는 때때로 스타링크로 기적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와 팀원들은 앞으로도 그런 기적을 이어갈 수 있기를, 아니면 더는 그런 기적이 필요 없는 날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이 글을 쓴 찰리 멧커프(Charlie Metcalfe)는 영국 기자다. 그는 <와이어드(Wired)>, <가디언(Guardian)>, <MIT 테크놀로지 리뷰>를 비롯한 여러 잡지와 신문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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