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높인 전기 트럭,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나선다

미국 포드자동차가 보급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 계획과 더불어 전기차(EV) 전 차종의 생산 비용을 줄일 새로운 제조 공정을 발표했다.

미국 포드자동차가 최근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약 3만 달러(약 4,200만 원)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 트럭을 내놓고, 새로운 제조 공정을 도입해 생산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식은 침체된 미국 전기차(EV)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꺾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포드는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년 반 동안 포드는 전기차 부문에서만 120억 달러(약 17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이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 공제를 축소하고 자동차 제조업체에 무공해 차량 전환을 유도하는 규제를 완화하자 전기차 확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관세 문제까지 더해져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하지만 미국에서 트럭이 지닌 상징성을 고려하면 전기 트럭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더욱 큰 관심을 끌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초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에서 기본형 저가 트럭 출시를 발표했을 때 큰 화제가 되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포드가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는 포드가 전기 트럭으로 세상을 바꿀 듯한 화려한 발표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픽업 성능을 자랑하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모델은 한때 차량 전기화의 전환점으로 주목받았다. 일각에서는 탈탄소화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평가하기도 했다. 2023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된 전기차’를 10대 혁신 기술로 선정했을 때도 이 트럭이 언급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상은 예상과 달랐다. 일단 가격에 문제가 있었다. 2021년 F-150 라이트닝이 처음 발표될 당시 약 4만 달러(약 5,500만 원)로 비교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이 가격은 2022년 실제 출시되자 시작가 5만 2천 달러(약 7,200만 원)로 뛰었다.

처음에는 라이트닝의 인기가 높아 차를 사고 싶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내 가격이 오르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점차 식었다. 결국 기본 모델 가격은 2023년까지 6만 달러(약 8,300만 원)에 육박했다. 포드는 지난 몇 년간 라이트닝 생산을 여러 차례 줄였으며, 트럭을 조립하던 직원들도 해고했다.

그런 포드가 이번에 다시 합리적인 가격의 트럭을 내놓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한층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다. 포드는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에 공용 플랫폼을 적용해 구조와 부품을 단순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통 구조와 부품을 사용하면 미드사이즈 트럭뿐 아니라 다른 트럭, 밴, SUV 생산에도 같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단일 조립 설비 대신 여러 라인이 합쳐지는 ‘조립 트리(assembly tree)’ 방식의 새로운 제조 공정을 도입할 방침이다.

비용 절감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소는 배터리다. 포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인데, 이는 니켈과 코발트를 포함하지 않는 리튬 이온 배터리다. 상대적으로 비싼 금속을 배제함으로써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번 트럭에 탑재될 배터리는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한 언론 브리핑에서 포드 관계자는 이 배터리가 중국 자동차 업체 BYD의 아토(Atto) 크로스오버 모델보다 약 15%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토 모델의 배터리 용량이 약 60킬로와트시(kWh)이므로, 포드의 새 배터리는 약 51킬로와트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포드 라이트닝 배터리 용량의 절반 수준이며, 현재 테슬라 모델 3에서 제공되는 가장 작은 배터리 팩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트럭 주행 가능 거리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으나, 포드는 아직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기업이 거창한 약속을 쏟아내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최근 포드 행사에서 발표자들의 어조는 사뭇 달랐다. 

미국의 기술 전문 온라인 매체 ‘더 버지(The Verge)’의 앤드루 호킨스(Andrew Hawkins)는 최근 한 기사에서 “포드는 지금 시기적으로 불운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표 자리에서 경영진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도박’임을 분명히 했다.

짐 팔리(Jim Farley) CEO은 “자동차 산업에는 값싼 차량을 좋은 의도로 내놨다가 실패로 끝난 사례들이 수두룩하다. 공장은 멈췄고 노동자들은 해고됐으며 장부에는 적자만 남았다.”고 직설적인 경고를 남겼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발표가 과거의 실패들과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2025년 6월 발표된 보고서에서 에너지 컨설팅 기관 BNEF는 향후 전기차 보급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2024년 BNEF는 2030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48%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올해 보고서에서는 그 수치가 27%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분명히 할 것은 BNEF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여전히 미래 도로 위 전기차가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1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에 대한 공적 지원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탓에 기대치는 크게 낮아졌다.

신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40만 원)가 지원되는 세액 공제는 한 달 남짓 후 종료된다. 관세 문제는 포드처럼 여전히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사들의 비용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새로운 제조 공정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매력적인 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트럭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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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8월 21일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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